(사진=AFP)
실제 미국 교회에서는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종교 연구기관 바나그룹에 따르면 미국 목사의 절반은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발굴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설교 작성에 AI를 이용하는 비율도 2024년 12%에서 현재 약 2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오클라호마시티 바이블 감리교회의 담임목사인 대럴 스테틀러는 설교를 준비할 때 성경 구절 조사와 설교 사례, 표현 정리 등을 챗GPT와 클로드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다. 그는 챗GPT 상위 1% 사용자이자 AI를 연구하는 목사 500여 명이 참여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설교 사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도구까지 직접 개발했다.
스테틀러가 AI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시간 때문이다. 일곱 자녀를 둔 그는 생계를 위해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다른 목사들을 위한 교육자료도 제작한다. 과거에는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 데 10~15시간이 걸렸지만 AI가 자료 조사와 초안 작성을 맡으면서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는 “AI가 돌려준 시간은 결국 병원 심방과 교인 상담 등 사람을 돌보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AI를 교회 운영 전반에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의 저스틴 레스터 목사는 자신의 설교만 학습하는 소형 언어모델 ’파스토GPT’를 개발했다. 이 모델은 유튜브에 올라오는 새 설교를 자동으로 학습하고, 교인들이 챗봇에 털어놓는 고민을 익명으로 분석해 반복되는 상담 주제를 알려준다. 그는 AI를 통해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고민이 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 뒤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목사는 예배에 챗GPT가 작성한 기도문을 사용하거나 찬송가를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한다고 WSJ은 여러 목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반면 AI 활용이 설교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교황 레오 14세는 올해 초 성직자들에게 “참된 강론은 신앙을 나누는 행위이며 AI는 이를 대신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노터데임대 철학과의 메건 설리번 교수도 “설교문을 AI에 맡기는 것은 설교가 갖는 의미를 근본적으로 오해한 것”이라며 “교회는 사람들이 다른 인간과 직접 마주하는 몇 안 되는 공간인데, 이를 AI에 넘기는 것은 마르틴 루터가 무덤에서 몸을 뒤집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스테틀러도 AI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험을 했다. 2년 전 남태평양 선교사에 관한 설교 자료를 급히 준비하면서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예배 슬라이드에 사용했다가 예배 후 한 교인으로부터 “배경에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들어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즉시 사과했고, 이후 AI를 처음 사용하는 목사들에게 이 사례를 반드시 소개하며 “AI가 만든 결과물은 사람이 끝까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