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침묵에 美연준 금리경로 안갯속…채권시장 긴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8:0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케빈 워시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향후 금리 경로를 제시하는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축소하고 발언을 최소화하면서 이 같은 소통 방식이 오히려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시 의장의 소통 전략이 세계 정부와 기업의 부채가 급증하고 채권시장의 구조가 취약해진 시점에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각국의 정부 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급격히 증가했다. 민간이 보유한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2030년께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최고치를 넘어설 전망이며, 미국 정부의 부채 원리금 상환 비용도 향후 10년간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적 변화로 채권시장도 달라졌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연기금과 보험사 등 전통적인 장기 투자자의 수요는 정체된 반면 빚을 내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영향력은 커졌다. 연준은 대형 헤지펀드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2023∼2025년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현재 2조5000억달러(약 3700조원)를 웃돈다.

케빈 워시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사진=AFP)
케빈 워시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사진=AFP)
이런 상황에서 예상 밖의 금리 결정으로 국채 가격이 급변하면 헤지펀드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국채와 자산 투매가 다시 가격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워시 의장은 지나친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의 위험 감수와 정책 의존도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연준 이사 출신인 워시 의장은 당시부터 포워드 가이던스 관행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메시지에 지나치게 집중한 결과 시장이 실제 경제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당국자들의 발언에 더 집착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단기적인 변동성은 억제할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큰 충격이 발생할 위험을 축적한다는 것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저금리 장기화를 약속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에는 금융시스템에 안전판을 제공하고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오디세우스식 가이던스’라고 비판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었듯이, 중앙은행이 미래 정책을 미리 약속하면 경제 여건이 달라져도 스스로 운신의 폭을 제한하게 된다는 의미다.

시간이 지나 금리가 더 이상 제로 수준에 가깝지 않은 데다 과거의 정책 약속들이 지나치게 엄격했기 때문에 연준의 소통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때로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실패하면서 시장 혼란을 촉발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설명을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주장이다. 워시 의장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경제 전망이 달라질 때 연준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 의장 출신인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은 “경제 상황이 달라질 때 연준이 어떤 조건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를 어떻게 가격에 반영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며 ”이것은 단순한 책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