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AI 투자 성과 입증할까…빅테크 실적 앞두고 뉴욕증시 소폭 하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23일, 오전 05:1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마감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맞물리면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던 AI 열풍은 다시 힘이 약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알파벳과 테슬라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14% 하락한 7498.9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57% 내린 2만5690.90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1% 빠진 5만2218.5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세가 맞물리면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엔비디아가 2.3% 상승하며 반도체주 반등을 이끌었지만 애플(-0.6%)과 마이크로소프트(-1.9%) 등 대부분의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고 소프트웨어 업종도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월가에서는 AI 열풍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수천억달러가 투입되고 있지만 그만큼의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둔화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알파벳과 테슬라, IBM, 서비스나우,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집중됐다. 특히 알파벳이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를 얼마나 보여줄지가 핵심 관심사로 꼽혔다.

토머스 마틴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문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라며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보다 앞으로 1~3년간 AI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의 관심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성장 스토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최근 반도체 랠리의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투자자들은 AI 관련 자본지출의 지속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하드웨어, 대형 기술주뿐 아니라 방어적인 업종까지 AI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균형 잡힌 투자와 AI 외 분야에 대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동 긴장 고조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95달러를 넘어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6달러를 웃돌며 약 3% 상승했다.

미국은 이날까지 이란에 대한 공습을 11차례 연속 실시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은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며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면 테헤란 인근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폭격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란 타스님 통신은 미국이 이란의 기반시설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역내 에너지 시설과 기반시설을 타격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언 린젠 BMO캐피털마켓 전략가는 “중동 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채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심화될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도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0%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 10%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경우 연준이 예상보다 오래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예상보다 높은 수익성과 6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주문을 제시하면서 19.8% 급등했다. 엔비디아도 동반 상승했지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약세가 이를 상쇄했다. AT&T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2분기 실적에 힘입어 3.5% 상승한 반면 GE 버노바는 실적 부진으로 8.7% 하락했다.

스티펠 파이낸셜의 론 크루셰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자와 달러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은 금융시장이 늘 직면해온 위험이지만 AI의 급속한 발전은 앞으로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2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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