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가격 급등을 냉방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시라카와 유타카 국제에너지기구(IEA) 가스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일본만큼 에어컨 보급률이 높지 않아 냉방 수요 자체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발전 쪽 타격이다. 특히 원전이 문제다. 유럽 원전은 강물을 끌어다 원자로를 식히는데, 수온이 높거나 물이 마르면 환경 규제 탓에 출력을 낮출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으로 프랑스 남부 골페크 원전 등 여러 곳에서 가동 중단이나 출력 억제가 이어지고 있다. 수력 발전도 비가 적게 온 탓에 발전량이 줄었다.
폭염이 한때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다음달 이후에도 유럽 넓은 지역에서 평년을 웃도는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족한 전력은 가스 화력이 메운다. 유럽 조사업체 케플러의 아심 지아드 전력시장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프랑스의 원전 출력 저하는 주변국으로 가는 전력 수출을 줄인다”며, 주변국이 부족분을 가스 화력으로 채우면서 유럽 전체의 가스 수요가 밀려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가스 시장도 빠듯하다. 유럽 천연가스 지표인 네덜란드 TTF 익월물 가격은 이날 한때 전날 종가보다 4.6% 높은 1MWh당 62유로(약 10만3967원)대 후반까지 올라 지난 3월 하순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재고도 적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에 따르면 전날 기준 유럽연합(EU) 전체 가스 재고는 저장 능력의 54%로, 과거 5년 같은 시기 평균인 약 70%를 크게 밑돈다.
여기에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진 점이 겹쳤다. 가타야마 다케시 케플러 프린시펄 애널리스트는 “가스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여전히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며, 폭염은 그 흐름을 보강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수출 감소로 2027년 3월까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기존 예상보다 약 2100만t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정된 LNG를 놓고 아시아와 유럽의 경쟁이 붙어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굳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여파는 일본에도 미칠 수 있다. 일본은 LNG 수입에서 중동산 비중이 비교적 낮지만, LNG 가격이 오르면 연료 조달 비용이 함께 오른다. 일본에서도 이번 주 각지에서 40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