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르쉐 홈페이지)
이번 합의에 앞서 포르쉐는 지난해 2월 39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는 방안을 내놨다. 올해에는 마이클 라이터스 최고경영자(CEO)가 자회사 폐쇄와 관련해 500명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합치면 포르쉐가 추진하는 감원 규모는 약 9000명으로, 전체 직원 5명 가운데 1명에 해당한다. 포르쉐의 2024년 말 기준 임직원 수는 약 4만2600명이었다.
포르쉐는 올해 초 취임한 라이터스 CEO에게 사업 전반의 재정비를 맡겼다. 한때 높은 수익을 안겨줬던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한 데다 전기차 전환 계획도 기대만큼 진전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메츨러의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다니엘 슈바르츠는 포르쉐의 감원 규모가 판매량 감소 폭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서 강한 성장세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포르쉐뿐만 아니라 독일 자동차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도 전기차 전환 비용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높은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신차 출시를 앞세워 자국 시장은 물론 유럽에서도 독일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포르쉐 노사는 구조조정과 함께 주요 사업장의 운영을 2035년 말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슈투트가르트 추펜하우젠의 주력 공장과 바이자흐 연구개발센터에는 총 21억유로(약 23억9000만달러)를 투자한다. 감원으로 고정비를 줄이는 한편 핵심 생산·연구 시설에는 투자를 지속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르쉐의 추가 감원안은 지난 22일 열린 감독이사회에서 승인됐다. 라이터스의 전임자인 올리버 블루메는 포르쉐와 폭스바겐 CEO를 겸임하던 체제에서 물러나 현재 폭스바겐 CEO만 맡고 있다. 겸임 체제는 그동안 다수 투자자의 반발을 샀다.
블루메 CEO는 폭스바겐그룹 전체의 감원 목표를 기존보다 두 배 많은 10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유럽 진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공장을 포함해 그룹 내 공장 4곳이 2030년 이후 폐쇄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쉐의 대규모 감원은 중국 판매 부진과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수요에 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과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럽 업체들의 생산이 줄면 국내 부품업체의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발주와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포르쉐는 대규모 감원에도 핵심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는 이어간다.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차세대 차량 개발에 필요한 경쟁력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