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그는 “5년 넘게 목표를 웃돈 물가를 단 몇 주, 혹은 한 달 정도의 완만한 물가 하락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이번 연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신뢰는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 달려 있다. 미국 국민은 이를 기대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의 번영도 여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이날 FOMC가 9대 3의 표결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고 소개하면서도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여러 충격에도 미국 경제는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경제 흐름도 긍정적”이라며 “고용은 노동력 증가 속도에 맞춰 늘어나고 있고 실업률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가는 여전히 위원회의 2% 목표를 웃돌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며 위원회는 이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이번 정책성명이 지난 6월 회의와 마찬가지로 경제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사실만을 담은 것도 의도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것이 더욱 신중한 접근”이라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명확성의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FOMC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상승한 점을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경제 변화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워시 의장은 “42일 전 회의 이후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국채 수익률곡선 전반에서 상당폭 상승했다”며 “회의 사이 시장금리 상승폭은 최근 20년 사이 가장 큰 수준 가운데 하나였고 상위 10% 안에 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위원회가 정책을 바꾸지 않았는데 왜 국채금리가 올랐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은 실제 경제지표와 실제 경제 여건에 집중했고, 연준이 포워드가이던스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이를 연준 정책 운용 방식의 변화로 해석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심판이 아니라 공을 보고 경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시장 가격은 시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향과 폭으로 움직일 것이며 이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언제 어디서나 항상 시장의 관심 중심에 있을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시장이 경제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직접적이고 왜곡 없이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중요하며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또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특히 AI 관련 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 4개 분기 기준 성장률은 약 20%에 달한다”며 “이는 제조업 생산의 견조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보다 넓게는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AI 투자 확대가 연준의 정책 판단을 단순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급 측면에서 이러한 투자가 언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투자 확대가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와 물가를 자극하는 효과를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또 이번 FOMC에서 위원들이 네 가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지난 5년간 이어진 높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통화정책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논의했으며,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과 군사 충돌, 에너지 공급 차질, 대규모 관세 인상, AI 투자 확대 등 최근의 다양한 경제 충격이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했다고 밝혔다.
또 AI 투자 붐으로 메모리와 로직(시스템)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특정 산업에 국한된 가격 상승인지도 논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정책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정책이 각각 어느 정도의 긴축·완화 효과를 내고 있는지 등 통화정책 수단 전반도 함께 검토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FOMC는 정책 결정을 내리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솔직하게 토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는 올바른 답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