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여성이 나이키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8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지난 5월 말 끝난 회계연도 매출은 58억달러(약 8조 3900억원)로 8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매출이 정점이던 2021 회계연도의 82억 9000만달러(약 12조원)보다 무려 30%나 적은 금액이다.
시장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은 5년간 51% 성장해 지난해 850억달러(약 122조 9100억원)로 불었고, 운동 인구도 수십년 만에 가장 많다. 한때 나이키의 최대 성장 시장이던 중국은 이제 가장 작은 시장이 됐다.
분위기가 바뀐 계기는 2021년 3월이다. 신장 강제노동을 우려한 나이키의 과거 성명이 재확산되자 불매 운동이 번지고 신발을 태우는 영상이 퍼졌다. 중국 배우 왕이보는 홍보 계약을 해지했고, 안타와 리닝은 신장 면화 사용을 부각하며 애국 마케팅에 나섰다.
이 사건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수년 전부터 밀어온 궈차오 캠페인에 불을 붙였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자는 운동이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톈마오, 징둥이 전용관을 열면서 소비자 인식도 바뀌었다.
컨설팅업체 차이나스키니의 트레이시 다이 운영이사는 “몇 년 전만 해도 남학생들은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꼽았지만 지금은 안타나 리닝”이라며 “나이키는 이제 그들에게 그다지 멋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27분 완판…뭐가 달랐나
가격과 기술력도 문제다. 20년 사이 중국 기업들의 생산·브랜드 관리 역량이 크게 좋아진 반면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값과 혁신을 따지게 됐다. 나이키에서 15년간 일한 뒤 컨설팅업체 컨듀잇아시아를 창업한 웨이 칸은 “나이키는 여전히 범용 브랜드에 가깝고 혁신 속도도 현지 브랜드보다 느리다”고 지적했다.
외국 브랜드가 모두 밀린 것은 아니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13% 늘었고 룰루레몬의 동일 점포 매출은 20% 증가했다. 아디다스의 경우 의사결정을 현지 조직에 넘기고 중국에 맞는 제품 개발에 집중해 반등에 성공했다. 현지 팀이 춘절을 맞아 내놓은 ‘차이니즈 트랙 톱’ 재킷이 27분 만에 완판된 것이 대표 사례다.
나이키는 사정이 다르다. 칸은 “디자인은 모든 것이 글로벌 본사에서 내려와 현지 팀이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나이키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월 25년 근속한 캐시 스파크스를 중화권 총괄 부사장에 앉혔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기획·개발·생산하는 제품을 맡을 현지 제품개발 부사장을 처음 선임했다. 연말 나이키 스포츠웨어와 조던 스트리트웨어 제품군을 시작으로 18개월에 걸쳐 현지 개발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복잡해진 유통망도 손본다. 코로나19 때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뒤 시장이 파편화됐다는 판단이다. BNP파리바는 온라인 매장 정리로 나이키의 중국 매출이 연간 최대 10억달러(약 1조 4500억원), 현지 매출의 17%까지 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파크스는 “일부 유통은 사라지겠지만 정상가 판매와 고급 경험으로 전체 가치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