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조건 사랑 끝"…월가의 달라진 시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6:4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주요 하이퍼스케일러(거대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막대한 자본지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29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각기 다른 실적을 보여주며 주가 향방이 엇갈렸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가 인공지능(AI)을 조건 없이 사랑하던 시기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2분기 빅테크 자본지출 비교
2분기 빅테크 자본지출 비교
이날 장 마감 후 MS는 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900억달러(약 129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예상치 876억 2000만달러(약 126조원)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주당순이익(EPS)도 4.74달러로 예상치 4.24달러를 웃돌았다.

핵심 클라우드 사업인 애저의 매출 증가율이 43%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의 40%를 넘어섰다. MS는 2026회계연도 애저 연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43조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유료 가입자도 30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MS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넘게 상승했다. MS의 분기 자본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급증한 410억달러(약 59조원)에 달했으나 AI 투자 성과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반면 메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0% 가까이 밀렸다. AI 투자는 크게 늘렸지만 성장 기대는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타는 2분기 매출 608억달러(약 87조원), 주당순이익(EPS) 6.1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 대비 매출은 소폭 웃돌았지만 EPS는 크게 밑돌았다. 3분기 매출 전망 또한 예상치를 하회했다.

AI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현금은 쪼그라 들었다. 메타의 2분기 자본지출은 310억 7800만달러(약 4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0% 넘게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7억 8400만달러(약 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했다. 게다가 메타는 연간 자본지출 전망 하단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또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다 2026년 자본지출 전망의 상단을 2000억달러 (약 288조원)이상으로 높이면서 주가가 7% 넘게 하락했다. MS도 자본지출이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줄었지만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었다.

투자자들은 메타가 콘퍼런스콜에서 기업용 AI 도구나 컴퓨팅 용량 판매 계획 등 새로운 세부 내용을 밝히기를 기대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자본지출 규모에 대한 질문에도 메타는 답변하지 않았다.

마크 마하니 에버코어ISI 매니징디렉터는 “메타의 핵심 사업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투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시장은 기존 핵심 사업 외에도 수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표를 원하고 있고,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통신 기술 기업 퀄컴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밀렸다. 이는 메모리를 비롯한 컴퓨터 부품의 공급난에 순이익 전망을 하향한 영향으로, 퀄컴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9월부터 자사 칩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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