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난민 3000명 헤엄쳐 스페인 국경 돌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10:1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수백명의 난민이 30일(현지시간) 스페인 자치 도시 세우타 국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30일(현지시간) 모로코 난민들이 바다를 건너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을 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모로코 난민들이 바다를 건너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을 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국영방송 TVE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3000명에 달하는 모로코 난민들이 국경을 향해 헤엄쳐 세우타의 철책을 넘으려 시도했다. 대규모 난민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과정에서 9명이 사망했다. 최근 몇개월 간 세우타로 넘어가려다 사망한 난민 수는 60명에 달한다.

모로코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난민을 저지하려 했지만 대규모 인원이 쏟아진 탓에 막지 못했다. 진압 과정에서 최소 3대의 차량이 불에 탔고 이주민과 모로코 보안군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헤엄쳐 세우타 국경을 넘은 자디드 자카리는 “경찰이 우리를 막으려 했지만 의지와 결단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스페인 만세”라고 외쳤다.

세우타 자치 정부 수반 후안 비바스 “인도주의적, 사회적 비상사태”라며 “하루 200명 이상이 유입돼 수용 시설이 포화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치안 유치를 위해 본토 특수경찰 200명과 군인 60명을 투입하고 국경 봉쇄에 나섰다.

대규모 난민 유입에 따른 치안 우려에 이날 세우타 대다수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여성 의류점을 운영하는 엔리케 세라노는 “상황이 긴박해서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며 “내 사업과 가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 영토로, 북아프리카와 유럽연합(EU)이 국경을 맞댄 유이한 도시인 탓에 불법 이민 경로로 활용돼왔다. 2021년 5월에도 모로코와 스페인 간 외교 갈등이 빚어진 사이 약 1만명이 세우타로 진입하는 대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세우타 대규모 난민 진입 사태는 난민 및 이민자에 수용적인 스페인 좌파 정부에 정치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보수 야당은 페드로 산체스 정부가 불법체류자 합법화와 친이민 정책이 대규모 유입을 부추겼다며 정부의 국경관리 실패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스페인 대법원은 이달 초 세우타와 멜리야에 도착하려다 해상에서 체포된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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