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0년 만의 엔저에 개입 정황…BOJ 추가 인상 주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10:07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일본 당국이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엔화를 사들이며 급한 불을 껐지만 약세 흐름을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했다. 시장의 관심은 31일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에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에 일장기가 걸려있다. (사진=AFP)
일본은행에 일장기가 걸려있다. (사진=AFP)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 당국의 개입 사실을 확인했지만 재무성은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다. 일본이 실제 개입했다면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1조7000억엔을 투입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엔화 가치는 이번 주 한때 달러당 164엔에 육박하며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겹쳤다. 엔저는 원유와 식품 등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일본 가계의 생활비 부담도 키우고 있다.

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엔화 매수 직후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8.34엔까지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한때 3% 가까이 뛴 것이다. 다만 31일 아시아시장에서는 환율이 다시 159엔대로 올라서며 개입 효과가 일부 줄었다. 일본 당국이 지난봄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도 엔저 흐름을 막지 못했던 만큼 통화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입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OJ는 이날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BOJ가 지난 6월 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린 만큼 이번에는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엔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추가 인상 의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매파 성향인 다카타 하지메 정책위원이 금리를 1.25%로 올려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일본의 물가 전문가인 와타나베 쓰토무 도쿄대 명예교수는 BOJ가 이르면 오는 12월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기조에서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임금 상승세가 유지되면 현재 연 두 차례 정도인 금리 인상 속도를 분기당 한 차례로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 여부보다 우에다 총재가 추가 인상 시점과 속도에 어떤 신호를 내놓느냐가 엔화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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