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덮친 美서부…4500만명 폭염 경보·6만명 산불 대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09:5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례적으로 강력한 열돔 현상이 미 서부를 덮치면서 약 4500만명이 폭염 경보 대상에 포함됐으며, 워싱턴주에서는 산불로 6만명이 대피하고 건물 600여 채가 소실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애리조나를 중심으로 강력한 열돔이 형성되면서 피닉스와 엘센트로는 화씨 117도(섭씨 47.2도)를 기록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올해 들어 최고 온도인 화씨 115도(섭씨 46.1도)까지 치솟았다.

국립기상청은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약 450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 또 서부 대부분 지역에 대해 폭염 위험을 ‘주요(Major)’ 또는 ‘극심(Extreme)’ 등급으로 평가하며 온열질환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특히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는 밤 최저기온도 31~34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온열질환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 상공으로 대규모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 상공으로 대규모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로이터)
폭염의 중심은 미국 남서부지만 평년 대비 기온 상승폭은 대평원과 북부 로키산맥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몬태나, 네브래스카, 콜로라도, 와이오밍 등에서는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약 38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더위가 예상된다.

올여름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러 차례 열돔 현상이 발생했다. 기후변화는 이 같은 폭염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강도와 지속 기간도 더욱 키우고 있다. 매우 강력하고 이동 속도가 느린 열돔 현상도 지구 온난화와 함께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폭염과 함께 낮은 습도와 강풍이 겹치면서 산불 위험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주 제2의 도시인 스포캔 일대에서는 산불로 주민 6만 명이 대피했고 최소 600채의 주택과 상업시설, 기타 건물이 불에 탔다.

워싱턴주 전체에서는 지금까지 약 1000㎢가 불에 탔으며, 스포캔을 포함한 주요 화재는 아직 진화되지 않고 있다. 스포캔 지역 산불은 약 21㎢를 태웠고, 이외에도 미국 서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산불 진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포캔에는 오후 시속 56~72㎞의 강풍이 계속됐고, 스포캔강을 따라 형성된 깊은 협곡 지형이 바람을 증폭시켜 불길을 더욱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 주지사는 지난 1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립기상청은 워싱턴주 동부에 ‘특히 위험한 상황(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에 해당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가장 극단적인 산불 발생 조건에서만 매우 드물게 내려지는 경보다.

워싱턴주와 인접한 아이다호주 서부와 오리건주 동부에서는 10일째 산불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초지 약 1360㎢가 불에 탔으며, 주택 600여 채와 기타 건물 800여 채가 추가로 화재 위협을 받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산불이 낙뢰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앞으로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마리아 캔트웰 연방 상원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앞으로 며칠이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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