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S, 방코 BPM 인수 검토…'동등 합병' 무산 뒤 새 승부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08:57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탈리아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가 방코 BPM과의 ‘동등 합병’ 협상이 무산되자 방코 BPM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테사 산파올로의 적대적 인수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대주주인 프랑스 크레디트 아그리콜과의 협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사회 내부 반대와 주주 승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탈리아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전경. (사진=로이터)
이탈리아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전경. (사진=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루이지 로바글리오 MPS 최고경영자(CEO)가 방코 BPM 인수를 유력한 전략적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바글리오 CEO는 그동안 방코 BPM 인수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로바글리오 CEO는 방코 BPM 최대주주인 크레디트 아그리콜과 접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주말까지 실제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프랑스 은행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인수 추진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올리비에 가발다 크레디트 아그리콜 CEO는 지난주 “전략적 적합성, 실행 위험, 장기적인 가치 창출 능력을 고려해 견실한 프로젝트는 모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현 단계에서는 MPS와 방코 BPM의 결합이 방코 BPM 주주에게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거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FT는 MPS가 실제 인수에 나설 경우 현금 대신 주식을 활용한 합병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MPS와 방코 BPM이 주식 교환 비율을 합의하고,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보유 중인 약 30% 지분을 통합 법인으로 이전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현금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 사업 제휴,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최종 지분율 등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번 움직임은 약 두 달간 이어진 이탈리아 은행권 재편 논의의 연장선이다. 방코 BPM은 먼저 MPS에 ‘동등 합병’ 협의를 제안했지만, 다음 날 인테사 산파올로가 MPS에 306억유로 규모의 인수 제안을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크레디트 아그리콜이 방코 BPM 지분을 29.3%까지 확대했고, 크레디트 아그리콜이 협상 과정에서 핵심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방코 BPM은 MPS와의 예비 협의를 중단했다.

MPS는 지난 2월 인수·합병(M&A)에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초과 자본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최근에도 성장 전략과 메디오방카 통합 작업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모든 전략적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거래 성사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FT에 따르면 MPS 이사회 내부에서는 로바글리오 CEO의 M&A 전략을 둘러싼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사 4명은 최근 공개 서한을 통해 그의 전략을 비판했고, 주요 주주인 프란체스코 가에타노 칼타지로네도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에서 방코 BPM과의 결합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또 인테사 산파올로의 인수 제안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MPS는 이탈리아의 이른바 ‘수동성 규칙(passivity rule)’ 적용 대상이다. 따라서 경쟁 거래를 추진하려면 CEO의 결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방코 BPM 인수는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크레디트 아그리콜과의 협상, 이사회 및 주주 설득에 달려 있다고 FT는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