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블룸버그통신은 ‘증시 띄우던 이재명 대통령, 극심한 증시 변동에 역풍’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한 달 전 고점 대비 약 40% 급락하자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올 들어 50%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시에 올해 코스피는 1980년대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변동성이 큰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가 하루에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32차례로, 전체 거래일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 대통령과 핵심 참모 상당수가 11일간 외교 순방으로 남미에 있음에도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금융감독기관 수장들은 예정됐던 휴가를 모두 취소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지난해 5월 29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코스피 5000 시대’ 팻말을 들고 경제회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2025년 코스피를 5000선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범했다. 코스피는 올해 1월 이 목표를 빠르게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의 과열된 부동산시장에 대한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부동산 대신 주식에 투자하라고 거듭 독려했다.
당국이 올해 5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10여 개의 설립을 허용한 뒤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과 차입을 이용해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통상 두 배로 증폭하는 상품이다. 한때 이들 ETF와 두 반도체 종목의 거래대금은 전체 일일 거래대금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레버리지 EFT로의 거래 쏠림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은 단임 5년 임기 중 아직 1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고, 국회에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당장 선거를 앞두고 있지도 않다”면서도 “지지율 하락이나 증시 급락이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경우 야심 찬 세수 목표 달성, 사회복지 지출 확대, 대기업 규제 강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시설 건설 등의 정책 추진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레버리지 ETF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의 부정적 의견에도 정부가 충분한 공론화 없이 밀어붙였고 6월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상품을 출시됐다”며 “한국 자본시장을 라스베이거스보다 더 큰 거대한 카지노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환율 문제를 고려하면 정치적으로 이런 상품을 도입할 명분은 있었다”면서 “상품 자체에 본질적인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시장 특유의 특성과 상품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면 정책 실패였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피보나치자산운용의 정인윤 대표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며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닮아 있다.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하는 등 참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