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시장, 깜깜이 연준에 신뢰 잃어 …장기금리 상승 압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5:3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케빈 워시 의장 체제 아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명확한 통화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미 국채 시장에서 장기금리 추가 상승(가격은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 장기국채 금리의 수익률곡선이 다시 가팔라졌으며, 이는 연준이 명확한 정책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
워시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발표하면서 향후 물가 압력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시장과의 소통은 앞으로 더 줄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시장에 미리 알려주는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워시 의장이 연준의 정례 통화정책회의 횟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국채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틀 뒤인 31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7%까지 치솟았고 30년물 금리는 5.3%에 근접했다. 옵션시장에서도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거래가 늘었다. 지난주 옵션시장에는 10년물 국채금리가 8월21일까지 약 4.9%로 상승할 것이라는 베팅이 등장했다. 30년물 금리는 5.4%를 넘어설 것이라는 베팅도 나왔다.

이는 워시 의장의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이번 주 발표될 7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에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빅테크의 차입 비용이 늘고, 이들의 AI 투자에 의지해 상승한 글로벌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케빈 플래너건 위즈덤트리의 투자전략 책임자는 “미 국채금리 변동성이 다시 커졌고 10년물 금리도 다시 5%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계속 긴축 필요성을 가리킨다면 연준도 말뿐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63%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10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75% 이상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채권 자경단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레이시 첸 브랜디와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향후 두 달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도 연준이 9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채권 자경단’이 강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별다른 정책 신호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은 시장은 오는 7월 공개될 7월 고용보고서를 향후 금리 경로를 판단할 핵심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스콧 디마지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채권운용 책임자는 “연준은 채권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 원칙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한 채권시장이 방향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