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정유시설. (사진=AFP)
미국은 올해 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자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 구매를 늘리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자리를 굳혔다. 특히 5월에는 수출이 하루 570만배럴까지 늘어나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했던 유조선 운항이 재개됐고, 중동산 원유 공급이 늘면서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평화 합의 기간에는 하루 최대 42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로 향하는 미국산 원유 비중도 6월 52%에서 7월 40%로 축소됐다. 주요 수입국인 일본과 한국이 미국산 원유 도입을 줄인 영향이다. 일본으로의 수출은 하루 평균 32만4000배럴로 5월 고점 대비 67% 감소했다. 한국 수출도 하루 평균 47만4000배럴로 39% 줄었다. 유럽 수출 역시 5월 하루 최대 250만배럴에서 7월 약 170만배럴로 감소했다.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물량도 줄었다. 7월 전략비축유 수출은 하루 평균 3만1000배럴에 그쳤으며 프랑스와 페루로 각각 한 차례씩 선적됐다.
미국 내 정유시설 가동률이 높아진 점도 수출 감소 요인으로 꼽혔다. 보텍사의 로힛 라토드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유사들이 원유를 적극적으로 처리하면서 수출 가능한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최근 4주 평균 정유시설 가동률은 96.3%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유사들의 원유 투입량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가격 경쟁력도 약화됐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브렌트유 대비 할인폭은 6월 배럴당 평균 4.17달러로, 5월의 8.16달러보다 크게 축소됐다. 일반적으로 WTI 할인폭이 줄어들면 미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수출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월 들어 WTI의 브렌트유 대비 할인폭이 최대 5.42달러까지 다시 확대되면서 미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TP ICAP의 스콧 셸턴 에너지 전문가는 최근 며칠간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원유 수출 선적 계약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계약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보텍사는 미국의 원유 수출이 8월과 9월에는 하루 400만배럴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는 8월 수출이 하루 458만배럴, 9월에는 445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4~5월 기록했던 하루 500만배럴 이상의 수준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미국산 원유 수출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파이프라인 수송 능력과 선박 확보, 선적 일정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월간 원유 수출 능력은 하루 약 600만배럴 수준이 한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