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英정부 백도어 요구에 반기…"절대 불가" 소송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전 09:3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애플이 영국 정부의 암호화 데이터 접근권 요구에 반기를 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사진=AFP)
애플. (사진=AFP)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지난달 영국 내무부의 ‘기술적 역량 통지’(TCN)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조사권한재판소(IPT)에 제기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TCN 제도를 통해 애플에 영국 이용자의 암호화된 아이클라우드 백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도어는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듯 정상적 인증을 거치지 않고 암호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다.

TCN 제도는 영국 조사권한법에 따라 발부되는 비공개 명령으로, 영국 정보·수사기관은 중대 범죄 수사 등을 목적으로 암호화된 고객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기업에 요구할 수 있다. 통지를 받은 기업은 명령의 존재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영국 정부는 테러나 아동 성 학대 범죄 수사를 위해 이와 같은 암호화 데이터 접근권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조사권한법에는 독립적인 사법 감독과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개별 통지의 내용뿐 아니라 영국 정부가 이 같은 명령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애플은 특정 이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한 백도어를 만들 경우 시스템 전체의 보안이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애플은 지난해 TCN을 받은 이후 영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클라우드 고급 데이터 보호(ADP) 서비스를 중단했다. ADP는 아이클라우드 이용자에게 선택적으로 제공되는 추가 보안 기능으로, 데이터를 종단간 암호화 방식으로 저장해 애플조차 해당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애플 이용자의 암호화 데이터에 접근하겠다며 TCN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영국과 미국 간 외교 문제로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나 할 법한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영국 당국은 미국 이용자를 제외하고 영국 이용자에게만 적용되는 새로운 TCN을 애플에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6년 미국에서도 정부 기관의 백도어 요구를 강하게 거부했다. 2016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을 우회하는 백도어를 제작해달라고 애플에 요구했으나 거절했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어떤 제품에도 백도어를 만든 적 없으며 앞으로도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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