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오는 4일 상장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거래일 뒤인 6일 1차 락업을 해제한다.
이번 1차 락업 해제에선 핵심 주주를 제외한 초기 재무적 투자자들과 기업 내부자들의 보유 지분 중 20%가 풀린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주식은 최대 9억 1000만주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첫 번째 해제 이후에도 락업은 실적 발표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풀린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전체 락업 대상 물량의 28%가 추가로 해제되며, 상장 후 180일이 되는 12월 초에는 전면적인 해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진 일정 전이라도 공모가보다 주가가 30% 이상 오를 경우 일부 물량의 조기 해제가 이뤄질 수도 있다. 단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일부 주요 투자자의 보유 지분은 상장 후 1년이 지나야 매도가 가능하다.
스페이스X와 IPO 주관사들은 이 같이 락업 물량을 나눠 시장에 내놓으면 투자자들이 이를 보다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고, 기존 투자자들도 통상적인 180일 락업보다 일부 지분을 더 빨리 현금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FT는 이 같은 구조가 오히려 오버행 부담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락업은 특정 시점만 지나면 매도 부담이 대부분 해소되지만, 단계적 해제 방식은 새로운 매도 물량이 계속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이 수개월 동안 매도 압력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FT는 “단기 충격은 줄일 수 있지만 고통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반창고를 한 번에 떼는 대신 조금씩 떼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실제 시장 반응도 우호적이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첫 락업 해제를 앞두고 스페이스X의 공매도 잔고는 유통주식의 34%까지 증가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14.53달러로 마감해, 최고가(225.64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사한 락업 구조를 채택한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의 주가도 지난 5월 상장 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스페이스X의 오버행 부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레브라스 역시 실적 발표와 일정 시점, 주가 조건에 따라 락업을 순차적으로 해제했으며, 첫 대규모 해제를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다만 FT는 단계적 락업이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와 시장 환경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계적 락업 구조와 주가 약세 사이에는 무시하기 어려운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 오버행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기존 투자자들은 상장 전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이미 지분을 처분했거나 헤지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일부는 보유 지분 가운데 일부만 매각하고 나머지는 계속 보유할 수도 있다. 시장은 잠재적인 매도 규모는 알 수 있지만 실제 얼마나 매물이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T는 단계적 락업이 단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설계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오버행 부담을 장기화하고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매도 가능 물량이 여러 차례에 걸쳐 풀리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키워, 오히려 보호하려던 기존 주주들에게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