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주 다라 지역에서 주민들이 돌발 홍수로 쌓인 잔해와 진흙을 치우고 있다. (사진=AFP)
체레브코 대변인은 “사람들은 지쳐 있다”고 말했다. 가난과 굶주림, 반복되는 기후 충격, 불어나는 빚,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매일의 싸움에 지쳤다는 것이다. 지난주 누리스탄에서는 홍수가 마을을 휩쓸며 집과 기반시설을 파괴했고,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삶의 터전,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고 그는 전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대피소와 식량, 의료, 식수, 보호, 심리지원을 신속히 제공했지만, 홍수가 닥치기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람이 생계를 잇기 힘든 상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이 기후 충격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며, 지역사회가 한 재난에서 채 회복하기도 전에 홍수와 가뭄, 혹독한 겨울, 지진이 잇따라 덮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스스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자리와 생계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제약도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어머니들이 자기 자신보다 딸의 미래를 더 걱정한다며, 바미얀에서 만난 한 여성의 말을 전했다. 이 여성은 “제 어머니도 저와 같은 것을 바라셨지만, 안타깝게도 제 삶이 나아지기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여성이 교육과 노동, 의료 접근에서 배제되고 공적 영역에서 밀려날수록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될 위험, 나아가 소모품 취급을 받을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3월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라마단 기간에 기부된 식량을 받기 위해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들이 비를 맞으며 줄을 서 있는 가운데 탈레반 보안요원이 경계를 서고 있다. 유엔은 지난 5월 21일 탈레반 정부의 새로운 배우자 분리 관련 법령이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을 강화하고 권리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사진=AFP)
국경지역 무력 충돌로 인한 민간인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유엔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국경지역 교전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1700명을 넘었으며, 이 중 약 500명이 숨지고 12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지역에서 치안은 개선됐지만, 치안이 곧 인간안보는 아니다”라며 “치안은 밥상을 차려주지 않고, 홍수에 떠내려간 집을 다시 지어주지 않으며,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해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아프간에서는 자금과 자원이 위험할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인도주의 지원만으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아프간 주민들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레브코 대변인은 “회복력은 대가 없이 얻어지는 게 아니라 고통과 상실, 불확실성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회복력이 기회를 대체하는 수단이 되거나, 세계가 이들에게 지원 없이 무한정 버티라고 요구하는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평범하고 존엄한 삶, 즉 일하고 자녀를 교육하며 아플 때 의사를 찾아가고 재난 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바미안주에서 아이들이 2001년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거대 불상 유적 인근에 있는 옛 소련제 전차 위에서 놀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