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관세 143조원 환불…'해방의 날' 관세의 60%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전 07:0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 이후 수입업체에 약 1000억달러(약 143조원)의 관세를 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를 통해 걷어들인 전체 금액의 60%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날 국제무역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해방의 날 관세로 징수한 1650억달러 가운데 약 1000억달러를 환급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대통령이 비상경제권한을 근거로 무역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국제무역법원은 CBP에 해당 관세의 환급 절차를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소송이 이어질 수 있어 실제 환급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월 “환급까지 수년간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며 “환급이 이뤄지더라도 결국 대기업에 대한 복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환급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CBP는 현재까지 1280억달러 이상의 환급 신청을 접수해 처리 중이라고 밝혀 환급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테드 머피 시들리 오스틴 무역 전문 변호사는 “행정부가 환급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캡스톤의 워커 리빙스턴 애널리스트도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급금이 실제 관세 부담을 떠안은 소비자나 중소기업보다 대형 수입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환급 시스템에서는 관세를 직접 납부한 ‘공식 수입자’만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직접 수입하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이나 별도 관세 할증료를 통해 비용을 부담한 중소기업과 소비자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그레그 카사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노동자가 아니라 기업에 환급금을 보내고 있다”며 “환급액은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관세를 환급하는 동시에 다른 법률을 근거로 새로운 관세 부과에 나섰다. 행정부는 지난주 60여개 국가와 경제권을 대상으로 10~12.5%의 신규 관세를 적용했다. 새로운 관세 조치도 최소 3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해방의 날 관세를 대법원에서 무효화한 소송을 이끈 변호인단도 신규 관세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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