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개방성 앞세운 中 AI 개도국서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09:4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이 저렴한 비용과 개방서을 앞세워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고 성능의 미국 범용 AI 모델보다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현지 언어와 사업 수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AI를 찾는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성형 AI 앱. AFP)
생성형 AI 앱. AFP)
뉴욕타임스(NYT)는 우간다와 케냐 등 아프리카 각국의 개발자와 정책 당국자, 기업인들을 인터뷰한 결과 중국 AI 모델이 현지 법률·교육·농업·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간다의 기술 개발자 어니스트 므웨바제는 지난해 자국의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미국과 중국 모델을 비교한 끝에 알리바바의 AI 모델을 선택했다. 알리바바 모델이 메타와 구글 제품보다 우간다의 수십개 언어를 더 잘 처리했고, 가격이 저렴한 데다 자체 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수정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선플라워’는 현재 우간다 전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농민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현지 방언으로 날씨 정보와 작물 재배 정보를 받고 있다.

케냐에서도 중국 AI를 기반으로 종이 법률 문서를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하거나 은행과 정부기관의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고등학생을 위한 교육 도구가, 가나에서는 현지 맞춤형 챗봇을 개발 중이다.

중국산 모델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비용과 개방성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주요 AI 기업의 대표 모델은 외부에 모델 구조를 공개하지 않고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다. 반면 다수의 중국 모델은 개발자가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실행하거나 보유 데이터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

아프리카 개발자들은 중국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집을 소유하는 것”, 미국 모델을 이용하는 것을 “집을 임차하는 것”에 비유했다. 중국 모델은 초기 시스템을 무료로 내려받아 서버 비용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지만, 미국 모델은 구독료와 사용량에 따른 비용을 지속적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로비에서 디지털 마케팅 업체를 운영하는 모지스 케미바로는 컴퓨팅 인프라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중국 모델이 미국 모델보다 최대 90%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등굣길에 페라리를 사용할 이유가 있느냐”며 “토요타 해치백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개방형 AI의 부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NYT가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이용자 800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모델은 전체 사용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1년 전 25% 미만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AI 모델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도 다운로드 수가 많은 개방형 모델 25개 가운데 19개가 중국산이었다.

중국 기업들은 무료 컴퓨팅 자원과 기술 지원까지 제공하며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도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는 일부 현지 기업에 1년간 무료 컴퓨팅 서비스와 중국 본사 방문 등을 제안했고, 알리바바는 미국 기업보다 간소한 절차로 개발자 프로그램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스마트폰 상당수에는 중국 AI 도구도 기본 탑재돼 있다.

NYT는 “세계 AI 경쟁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2파전이 됐다”며 “중국은 아프리카에서의 성과가 세계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며 AI를 일종의 소프트파워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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