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집안일 맡겨도 왜 나는 피곤할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12:2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사두고, 가족 구성원의 병원 일정을 예약하고, 자녀들의 방과 후 활동을 관리하는 것. 이는 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하지만, 대부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기획노동’에 속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러한 가사·돌봄의 기획노동이 주로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실에서 남성들이 보이지 않는 노동을 인식하고 가사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도록 돕는 ‘가사 분담 코치’의 사례를 소개했다.

뉴잉글랜드에 사는 전직 고등학교 수학·과학 교사 잭 왓슨은 3년 전부터 가사 분담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철들어가는 중인 철부지 남편’이라고 부른다.

인플루언서 겸 코치 잭 왓슨(사진=페이스북)
인플루언서 겸 코치 잭 왓슨(사진=페이스북)
왓슨은 남성들에게 집안일을 단순히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계획한 뒤 실행과 마무리까지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가르친다.

클리블랜드에 사는 댄·메건 니컬스 부부도 아내가 짊어진 과도한 가사·돌봄 부담으로 갈등을 겪은 끝에 왓슨을 찾았다.

어느 날 남편 댄은 아내가 늦잠을 잘 수 있도록 세 자녀의 등교 준비를 모두 맡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이들의 점심을 준비하고 옷도 입혔지만, 시간이 남자 잠깐 눈을 붙였다가 예상보다 늦게 일어났다. 아이들은 가까스로 지각은 면했지만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한 채 집을 나섰다.

메건은 “내가 손을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신이 정말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왓슨은 남편에게 “한 가지 일을 맡으면 ‘완전한 책임’ 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빨래를 개면서도 제자리에 넣지 않거나 세제가 거의 다 떨어진 사실을 무시한다면 그건 100%가 아니라 80%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은 코치이자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는 140만명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어에게 자신의 실수와 이를 통해 배운 교훈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일주일에 여러 차례 줌 통화를 하며 사람들이 집에서 쓰레기통을 어떻게 비우는지 이야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하지만 지금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왓슨의 조언은 자신의 결혼생활에서 겪은 시행착오에서 나왔다. 그는 과거 아내가 가사와 육아에 관한 거의 모든 판단을 맡도록 방치했고, 부부 갈등이 심해져 한때 별거하기도 했다. 이후 남성들이 배우자의 기획노동을 어떻게 늘리는지 연구하며 가사 분담 코치로 나섰다.

그는 남성 고객들에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두 가지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우선 집안일을 하면서 배우자를 ‘돕고 있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가사는 어느 한쪽의 일을 다른 사람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또 물건을 직접 찾아보기도 전에 “케첩 어디 있어?”처럼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을 배우자에게 던지는 행동도 그만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왓슨은 남성들이 배우자의 기획노동과 감정적 부담을 함께 나누면 부부관계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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