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다뉴브강에서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모래톱 위를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위성사진을 보면 바짝 마른 땅 사이로 실개천처럼 가늘어진 강줄기가 이어진다. 평소 물속 깊이 잠겨 있던 모래톱이 길게 드러나, 강물이 평년 수준이었던 2023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유럽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이다. 폭염이 연달아 토양과 물길에서 수분을 빨아들인 데다 가뭄까지 이어져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문제는 유럽의 강이 화물을 실어 나르고 발전소를 식히며 수력 발전을 돌리는 동맥이라는 점이다. 강이 쪼그라들자 사람도 경제도 함께 앓기 시작했다.
헝가리는 당장 전력난에 부딪혔다. 나라 전기의 절반가량을 만들어내는 팍시 원자력발전소가 다뉴브강 물로 냉각을 하는데,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자로 한 기만 남기고 모두 멈춰 섰다. 가동률은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물이 더 줄면 완전히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저녁 피크 시간대에 자발적으로 전기를 아껴준 가정과 산업계에 감사를 표했다.
루마니아 사정도 다급하다. 지난 3일 해군이 폭약으로 암반을 터뜨려 체르나보더 원전에 남은 유일한 가동 원자로 쪽으로 물길을 돌렸다. 국영 수자원공사는 다뉴브강 지류에 돌을 채운 바지선 두 척을 가라앉혀 임시 제방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관광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강 크루즈가 운항을 취소하거나 노선을 바꿨고, 지난주에는 불가리아 다뉴브강에서 크루즈선이 모래톱에 걸려 좌초했다. 대신 뜻밖의 발견도 잇따랐다. 불가리아 북부에서는 고대 매머드로 추정되는 유해가, 세르비아에서는 물에 잠겨 있던 나치 군함이 드러났다.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에서 폭염으로 강바닥이 드러난 라인강 위를 배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수심이 워낙 얕아 화물선들은 좌초를 피하려고 짐을 최대 80%까지 덜어내고 있다. 공급망이 흔들리고 운송비는 뛰었다. 독일 화학기업 란세스 대변인은 “바지선 수송이 심하게 제한돼 화물을 크게 줄여 운항하고 있다”며 “닿을 수 없는 하역 지점이 생겨 가능한 한 철도와 도로 운송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연방 산림·눈·경관연구소의 수문학자 마시밀리아노 자파는 알프스의 겨울 적설량 부족과 가뭄에 더해 라인강 유역을 다섯 차례 폭염이 훑고 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포강과 프랑스 루아르강도 일부 구간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과학자들은 이런 기록이 앞으로 계속 깨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리처드 앨런 영국 레딩대 기후과학 교수는 “기후가 계속 따뜻해지면 지금 겪는 극단 현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물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줄일 유일한 방법으로 “모든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빠르게 줄이고,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기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