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음모론 밀어붙이나…"트럼프, 자폐증 연구 행정명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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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07일, 오후 06:0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동 백신 접종과 자폐증 간 연구를 진행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법원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의 백신 정책 개편에 제동을 건 이후에도 백신 정책을 핵심 의제로 계속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아동 예방접종 일정과 자폐증을 주제로 한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안에는 현재의 영우 예방접종 일정을 재검토하고 자폐증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를 확대하는 한편 부모의 예방접종 선택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내용과 발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종안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사진=AFP)
WP는 이번 행정명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정책을 행정부 핵심 의제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연방법원은 케네디 장관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아동 예방접종 권고 대상에서 일부 백신을 제외하고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를 재편한 조치가 적법한 절차와 과학적 근거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효력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 예방접종 권고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아동의 백신 접종 횟수와 자폐증 간의 연관성을 반복적으로 제기해왔다. 지난주 각료회의에서도 케네디 장관에게 자폐증 연구 진행 상황을 직접 물으며 “답을 내놓겠다”는 보고를 받았다.

연방법원이 보건복지부의 아동 예방접종 축소 정책에 제동을 건 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말 행정명령을 통해 다른 선진국처럼 접종 횟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예방접종 일정을 재조정하도록 보건복지부에 지시했다. 이번 새 행정명령이 기존 지시와 어떻게 다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대통령에게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구의 자녀가 백신 접종 후 자폐증에 걸렸다고 보고 있으며, 백신 부작용을 겪은 사람 3명을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현재 20세인 아들 배런의 어린 시절 예방접종을 일부러 간격을 두고 실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 추진은 새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취임과도 맞물려 있다. 상원은 지난 5일 에리카 슈워츠를 CDC 국장으로 인준했다. 그는 인준 청문회에서 “과학을 결코 배신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지시와 과학적 근거가 충돌할 경우 공개적으로 반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의학적 근거는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학계는 이번 행정명령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연방 자폐증 자문위원회는 자폐증 연구 전략 초안을 공개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 문서가 자폐증을 외부 요인에 따른 ‘의학적 손상’의 결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연구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폐과학재단은 현재까지 여러 국가에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폐증은 주로 유전적 요인과 태아기 초기 뇌 발달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현재의 과학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WP는 백악관이 행정명령을 통해 백신과 자폐증 연구를 다시 연방정부의 핵심 연구 과제로 제시할 경우 향후 자폐증 연구 방향과 연방 보건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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