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강진 사망 132명으로 늘어…약탈 우려에 통금까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후 01:5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콜롬비아 서부를 덮친 규모 7.4 강진의 사망자가 132명으로 늘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을 찾는 수색이 계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페레이라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페레이라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수도도시협회는 이날 저녁 기준 사망자가 132명, 부상자가 57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0명은 서부 도시 페레이라 한 곳에서 나왔다. 알레한드로 에데르 칼리 시장은 칼리에서만 최소 188명이 실종 상태라고 부연했다.

앞서 아벨라르도 데라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께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사망자를 111명으로 발표했다. 그는 “정부는 생명을 지키고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태평양 연안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에서 발생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진원 깊이를 107㎞로 파악했다.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은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기록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며, 여진이 21차례 관측됐고 추가 여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전 반데르레이 노스웨스턴대 지진학자는 “지각보다 훨씬 아래에서 일어나 이론상 흔들림이 크지 않아야 했지만, 규모가 워낙 커서 실제로는 심하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수도도시협회는 전국 5개 도시에 적색경보가 내려졌고 건물 86채가 무너졌으며 공항 7곳이 운항을 멈췄다고 밝혔다. 칼리에서는 한 병원의 소아과와 신생아실이 주저앉았다. 마니살레스에서는 도시의 상징인 성당 측면 탑이 무너져 인근 거리에 돌더미가 쏟아졌다.

구조 소식도 이어졌다. 페레이라에서는 케이블카에 6시간 동안 갇혀 있던 16명이 무사히 빠져나왔다. 칼리에서는 5층 건물 잔해 속에서 생후 6개월 된 여자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구조됐다. 소방관 마우리시오 안드라데는 무너진 건물에서 성인 여성 2명과 어린이 2명을 구해냈다며 “그들은 살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원봉사에 나선 카르멘 야스민 가르시아(43)는 7명을 빼냈지만 아직 4명이 갇혀 있다며 “조금 전까지 긁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도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머리에 조명을 달고 잔해를 파헤쳤다. 칼리와 아르메니아, 마니살레스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칼리 시장은 약탈 우려 때문에 경찰과 군 병력을 거리에 배치했다고 밝혔고, 대통령은 이 도시에 1000명을 추가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12일 개막할 예정이던 태평양 음악 축제 ‘페트로니오 알바레스’도 연기됐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미 국무부는 임시 주거와 식량, 주민 보호, 피해 조사 등에 쓰라며 1550만달러(219억 4645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고타 주재 미국대사관은 현지에 머무는 자국 관광객도 적극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이 강타한 곳은 콜롬비아 경제를 떠받치는 커피 재배 지대다. 이 지역은 1999년에도 규모 6.2 지진으로 1200명 가까운 목숨을 앗아간 적이 있다. 콜롬비아는 지진이 잦은 환태평양 조산대(불의 고리)에 걸쳐 있지만 규모 6.0을 넘는 지진은 드물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월 이웃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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