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실소유자 신고 결국 없앴다…트럼프 규제완화 드라이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07:5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업과 개인의 실소유자 정보를 재무부에 신고하도록 한 의무를 없앴다. 불법 자금과 자금세탁을 막기 위해 2021년 도입한 규제를 되돌린 것으로, 미국 기업 수백만 곳의 신고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다만 미국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에는 일부 신고 의무가 계속 적용된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시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이데일리DB)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시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이데일리DB)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가 미국 기업과 개인을 실소유자 정보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최종 규정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제도는 부패와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을 차단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이 실제 소유·지배 관계를 정부에 신고하도록 했다.

실소유자는 기업 지분을 25% 이상 보유했거나 해당 기업에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핀센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관련 규정을 마련해 일정 기업에 실소유자 정보를 신고하도록 요구해왔다. 이 제도는 의회와 당시 재무부가 추진한 반부패·자금세탁 방지 대책의 하나였다.

이번 최종 규정으로 미국에서 설립된 기업과 미국인은 해당 정보를 핀센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재무부는 미국인이 이미 신고한 실소유자 정보도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규 신고 의무를 면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에 수집한 미국인 정보까지 없애기로 한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법을 준수하는 수백만 사업주의 부담스러운 신고 의무를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기업 규제 부담을 줄이는 정책의 하나로 설명했다.

다만 외국 기업에 대한 신고 제도는 완전히 폐지하지 않는다.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 외국 기업은 외국인 실소유자 정보를 계속 제출해야 한다. 미국 기업과 개인은 면제하면서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범위의 투명성 의무를 유지한 셈이다.

외국 기업의 신고 범위도 일부 줄었다. 최종 규정에 따라 외국 기업은 미국에서 사업자로 등록하는 과정에 관여한 미국인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에 등록된 외국계 집합투자기구 역시 해당 투자기구를 지배하는 미국인의 실소유자 정보를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대신 불법 자금 추적을 위해 마련한 실소유자 정보 제도의 적용 범위를 크게 좁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존 규정은 기업의 실제 소유관계를 파악해 부패와 자금세탁을 차단한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는 신고 절차가 과도한 부담이라고 보고 이를 철회했다.

외국 기업에는 신고 의무가 일부 남는 만큼 미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적용 대상과 신고 범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로이터 보도에는 한국 기업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이나 한국 기업이 새 규정에 따라 추가로 부담하거나 면제받는 요건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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