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90일 앞두고…美법원, 트럼프 우편투표 제한에 제동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0:2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법원이 우편투표를 까다롭게 만들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상하원 다수당이 걸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9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다.

(사진=AFP)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디라 탤워니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미국 우정공사(USPS)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일부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문제가 된 조항은 각 주(州)에 우편투표용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유권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USPS가 투표용지를 배달하지 않도록 한 대목이다.

탤워니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행정명령은 현재 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더 큰 혼돈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훼손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참정권 보장이 선거 규제 영역에 위헌적으로 끼어들려는 행정부의 시도보다 훨씬 무겁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탤워니 판사는 연방정부 행정부에 선거를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봤다. 미국 헌법이 선거 관리 책임을 각 주에 맡기고 있어서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탤워니 판사가 내린 명령을 전국으로 넓힌 것이다. 당시엔 민주당이 주도하는 곳이 대부분인 23개 주와 워싱턴DC에서만 시행을 막았는데, 여러 투표권 단체가 전국 어디서도 시행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랫동안 우편투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2020년 대선 패배가 광범위한 부정선거 탓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온 연장선이다. 이번 판결은 연방정부의 선거 관리 개입을 늘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린 사례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탤워니 판사의 지난 6월 결정을 멈춰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관련 기관들이 아직 시행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만큼 주들의 소송이 시기상조라는 논리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대 3으로 다수인 대법원은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비슷한 소송은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도 진행됐다. 민주당이 제기한 이 사건에서 담당 판사는 지난 5월 행정명령을 즉각 막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USPS가 아직 관련 규칙을 내놓지 않아 이르다는 이유였고, 항소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탤워니 판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봤다. USPS가 규칙안을 제시했고 선거도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피고인 연방정부가 선거 직전에 규칙을 바꾸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절박한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적었다.

백악관과 법무부는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소송에서 연방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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