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통제 위해 '국가비상사태' 선포하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7:24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에 대한 자신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CNN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보수 성향 방송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원이 세이브 아메리카법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할 권한이 있다”는 진행자의 제안을 부정하지 않았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인 진행자 웨인 앨린 루트는 자신의 아이디어라면서 “이렇게 하면 상원의 승인 없이도 한 달 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의무화와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 제한을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말을 끊으며 “이렇게만 말하겠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이상한 일도 일어났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우편투표를 대폭 제한하고 투표 시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세이브 아메리카법안 처리를 요구해왔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추진 중인 여러 조치 중에 가장 핵심이다.

CNN은 이번 발언이 단순한 가정적 답변일 가능성도 있지만 연방 차원의 개입을 확대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또 하나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제한하기 위해 각 주정부가 유권자 명부를 연방정부에 제출하지 않으면 우편투표용지를 배송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하지만 이 행정명령은 연방법원에서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연방대법원에 항소심이 끝나거나, 이후 대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갈 경우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되살려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통제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법무부는 조지아주 풀턴카운티의 2020년 대선 투표용지를 압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당시 대선에서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뿐 아니라 이전에도 미국 선거를 연방 차원에서 통제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지난 2월에도 공화당을 향해 “최소 15개 지역의 선거를 장악해야 한다”며 “선거를 국가 차원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타이 콥은 이를 두고 “국가안보 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명분을 쌓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선거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헌법은 선거 관리 권한을 기본적으로 각 주정부에 부여하고 있고, 연방법원 역시 이 같은 원칙을 인정해 왔다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선거가 국가안보 관련 사안이 될 경우 대통령의 단독 권한은 더 넓어질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의 중국 개입 문제를 반복해서 거론하는 것도 중간선거를 국가안보 사안으로 프레이밍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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