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물가 재가속 우려 덜었다"…9월 동결 확률 58%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전 12:18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월가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온다.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AFP)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AFP)
노스라이트에셋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서프라이즈가 전혀 없었다는 점 자체가 이번 발표의 가장 큰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가 재가속하지 않는 상황에 최근 고용 부진까지 겹치면서 연준이 좀 더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최근처럼 인상 우려가 컸던 국면에서는 인상 가능성을 늦추거나 없애주는 재료 자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도 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는 “억제된 근원물가가 9월 동결 논리를 강화해줬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렌 젠트너는 “9월 회의 전 지표가 크게 다른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 한, 연준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 이토로의 브렛 켄웰은 이번 발표가 “물가 정점은 지났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는 “9월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8월 물가지표까지 잠잠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한 물가 상방 리스크가 당분간 최우선 관심사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언 링겐도 “이번 지표가 9월 동결의 문을 열어뒀을 뿐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9월 결정은 결국 8월 고용지표와 물가지표 조합에 달렸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의 베팅도 이 같은 신중한 낙관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동결 확률은 발표 이후 58%까지 올라, 발표 전(54%)과 전날(52%)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일주일 전 45%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5%대 오름세를 나타내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2% 안팎 상승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해 10년물이 4.65~4.66%, 2년물이 4.18% 부근까지 내렸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코어위브·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실적 훈풍이 겹치며 상승폭을 키웠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다음 변수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첫 관문이다. 연준이 실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직접 반영되는 항목들이 포함돼 있어 주목도가 높다.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재료로 꼽힌다. 다만 9월 15~16일 FOMC를 앞두고 8월 고용·물가지표가 한 차례씩 더 남아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CPI로 동결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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