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선거 앞둔 '전시 지도자' 3인방 흔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6:5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하반기 미국과 러시아, 이스라엘 등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들의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유권자 불만이 쌓이면서 ‘전시 지도자’들은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음달 20일 러시아 하원선거, 오는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잇따라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이란 공격을 시작한 뒤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휘발유 가격은 급락할 것이고 전쟁은 곧 끝난다”며 거듭 긴장 완화를 부각해왔다. 하지만 이란 공격에 찬성하는 여론은 30%에 그칠 만큼 전쟁 자체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각종 여론조사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2기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조사에서도 올해 1월 42%에서 지난달 37%로 밀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60%가 “휘발유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동차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미국에서 기름값 상승은 여당인 공화당에 곧바로 역풍으로 작용한다.

2002년 중간선거 때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앞세워 국민 결속을 호소하면서 공화당이 의석을 늘렸다. 여당이 고전한다는 통설을 뒤집은 사례다. 그러나 이란과 충돌을 이어가는 지금은 결속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공화당이 대통령직과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쥐고 있으나, 미 선거분석 사이트들은 상·하원 모두 접전을 예상한다.

이스라엘은 오는 10월 총선(120석)을 치른다.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처음이다. 집권 연정이 과반을 잃고 이란 등에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일간지 마리브가 지난달 말 실시한 조사에서 중도 야당 야샤르의 예상 의석은 23석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22석)를 1석 앞섰다. 리쿠드의 예상 의석은 올해 1월 27석에서 5석 줄었다. 참모총장 출신인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 대표가 야권 연립정부를 꾸려 총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한 책임 추궁에 부패 혐의 재판까지 안고 있다. 우디 소메르 텔아비브대 바라크리더십센터 소장은 “일부 우파의 지지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다음달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첫 하원선거를 치른다. 반체제 인사 탄압으로 집권 여당 ‘통일러시아’의 승리는 확실시되지만, 확보 의석수가 체제 안정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관영 전러시아여론조사센터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난달 지지율은 65%로 올해 초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침공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모바일 통신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립 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지난달 조사에서는 62%가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닛케이는 유권자 불만이 각국 지도자를 내부 문제에 붙들어 매면서, 이번 선거들이 전쟁의 출구를 찾는 데도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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