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던 북극곰 깨웠다가…745만원 벌금 철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0:0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극에서 낮잠 자던 북극곰을 뱃고동으로 깨운 사람이 700만원이 넘는 벌금을 물게 됐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동부 스피츠베르겐의 해빙 위를 수컷 북극곰이 걷고 있다. (사진=AFP)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동부 스피츠베르겐의 해빙 위를 수컷 북극곰이 걷고 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당국은 이날 이 사람에게 5만크로네(약 745만 3500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사자는 벌금을 내는 데 동의했다.

사건은 이달 초 북극점에서 약 1000㎞ 떨어진 스발바르의 한 피오르에서 벌어졌다. 스발바르 최고행정관(governor)인 라르스 파우세는 성명에서 배가 곰 곁을 지날 때 “탑승자들이 육지에서 잠자고 있는 북극곰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한 사람이 배의 뱃고동을 울려 곰을 깨웠고, 곰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 사람의 이름은 물론 국적도 공개하지 않았다.

스발바르에서는 지역 규정에 따라 “불필요하게 북극곰을 방해하거나 유인하거나 뒤쫓는 행위”가 금지된다. 북극곰은 1972년 이곳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됐다. 스발바르환경법도 제도 안의 모든 이동은 야생동물에 불필요한 방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보호 대상에는 북극곰과 물범, 고래, 순록, 북극여우 등이 포함된다.

야생동물을 건드렸다가 벌금을 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에는 한 관광객이 바다코끼리에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1만 1500크로네(약 171만 4305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노르웨이는 1973년 국제 북극곰보호협정에 서명하며 사냥을 전면 금지했다. 100년 가까이 이어진 사냥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조치였다. 스발바르에서는 2015년 마지막 과학 조사 당시 약 250마리가 확인됐고, 노르웨이와 러시아가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일대 개체군이 약 2650마리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1000마리가량이 노르웨이 관할 구역에 산다.

북극곰은 기후변화와 해빙 감소로 세계적으로는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다만 스발바르 개체군은 최근 수십년 동안 몸 상태를 대체로 유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순록이나 바다코끼리 같은 대체 먹이에 접근하기 쉬워진 덕분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1992년부터 2019년까지 스발바르 북극곰 800마리가량을 추적한 욘 오르스 노르웨이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CBS방송에 “꽤 놀랐다. 내가 연구를 시작한 이후 해빙이 워낙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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