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절반 “살림 더 팍팍해졌다”…트럼프에 등 돌린 美민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17일, 오후 06:4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유권자 과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와 생활비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여론조사업체 포컬데이터와 함께 등록 유권자 1913명을 대상으로 이달 7~10일 온라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9%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3%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자신의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이전과 동일하다고 답한 이는 26%로, 더 나아졌다고 답한 이는 21%에 불과했다. 무당층의 약 57%,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서도 약 4분의 1이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64%는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무당층에서는 67%, 공화당 지지자 중에선 37%가 이처럼 응답했다.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 중 25%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부정 평가도 20%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지지율, 즉 긍정 평가 비율에서 부정 평가 비율을 뺀 수치는 전월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및 생활비 대응에 대한 평가는 더욱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6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당층에서는 약 70%, 공화당 지지자에서도 약 3분의 1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용과 경제 문제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강점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이 분야에서도 우위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이번 조사 결과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중간선거는 통상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시작한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와 소비재 가격이 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도 하락한 상황이다.

최근 물가지표도 이런 부담을 보여준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6월의 3.5%보다는 둔화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겼을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질임금도 감소했다.

소비자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8월 소비자심리가 전월보다 약 8% 하락하며 두 달 연속 이어졌던 개선세가 꺾였다. 특히 향후 경기 전망이 큰 폭으로 악화했고,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월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지를 묻는 질문에서 민주당은 44%, 공화당은 39%를 기록해 민주당이 5%포인트 앞섰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약값을 낮추고 미국 내 일자리를 되돌리며 세금을 인하하는 등 대통령의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을 계속 이행하고 있다”며 폭력범죄 감소와 국경 보안 강화 역시 행정부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군의 작전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0일 넘게 기항 없이 해상 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는 승조원들의 정신건강과 근무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자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이날 링컨함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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