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와 트럼프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란과 관련해 조금 도와주겠느냐. 이란 문제에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도와달라’고 말했다”며 한국 측이 “사양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곳에 3만9000명의 병력을 두고 이웃인 김정은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데, 아주 쉬운 이란 군사작전에서 우리를 돕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한국을 돕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 병력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 폴리티코는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을 약 2만8500명으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3만9000명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응을 ‘공정성’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한국을 방어하는 만큼 미국이 필요할 때 한국도 지원해야 한다는 인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폴리티코의 추가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발언을 참고하라고 답했다.
서울의 입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지원 요청에 한국이 미온적으로 대응한 데 불만을 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도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익명 관계자의 해석으로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연합훈련과 주한미군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70년 넘게 연례 연합훈련을 실시해왔다. 올해 훈련은 17일 시작됐으며 한국군 약 1만8000명과 주한미군 상당수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논란은 북한이 지난주 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한 상황과도 겹쳤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도 변수다. 폴리티코는 미 국방부 지도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감축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곳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의회는 주한미군 감축에 대체로 반대해왔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감축안은 검토 단계로,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문제를 논의하면서도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해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한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방위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도 한미 관계의 현안으로 남아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국이 약속한 투자 규모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배정됐지만 나머지 2000억달러의 구체적인 투자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매체는 이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투자와 안보 현안을 별개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폴리티코가 전한 주한미군 4500명 감축안은 검토 단계이고, 익명 관계자가 제기한 한국 압박 의도 역시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향후 한미 협의에서 대미 투자 이행과 방위비, 주한미군 운용 등 각각의 현안이 실제로 어떻게 연계되는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