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LA ‘금수저’의 삶…구찌 로퍼 160달러·벤츠 2만8000달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09:5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198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부유층 자녀들이 누렸던 소비생활을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구찌 로퍼 한 켤레가 약 625달러, 메르세데스-벤츠 컨버터블은 약 12만4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류층 청소년에게 명품 의류와 고급 자동차, 사립학교는 경제적 지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영화 '더 샤즈'의 주인공 브렛 이스턴 엘리스는 갈색 랄프 로렌 셔츠와 캘빈 클라인 청바지를 입고 있다. (사진=FX)
영화 '더 샤즈'의 주인공 브렛 이스턴 엘리스는 갈색 랄프 로렌 셔츠와 캘빈 클라인 청바지를 입고 있다. (사진=FX)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FX의 새 드라마 ‘더 샤즈(The Shards)’를 통해 1980년대 초 LA 부유층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당시 소비 수준을 분석했다. 이 드라마는 작가 브렛 이스턴 엘리스가 2023년 펴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엘리스의 10대 시절을 바탕으로 한 주인공과 친구들이 LA 상류층 사회에서 생활하던 중 연쇄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 속 주인공 브렛은 랄프 로렌 셔츠와 캘빈클라인 청바지에 구찌 로퍼를 신는다. 1980년 구찌 로퍼 가격은 약 160달러였다. WSJ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계산한 현재 가치는 약 625달러다. 현재 남성용 구찌 로퍼가 약 1090달러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제품 가격은 당시보다 더 많이 올랐다.

반면 랄프 로렌 폴로 셔츠는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패션 보존단체 빈티지 패션 길드에 따르면 기본형 랄프 로렌 폴로 셔츠는 1980년 29.50달러였다. 현재 가치로 약 115달러다. 현재 클래식 폴로 셔츠도 약 115~12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150달러 안팎이다.

당시 캘빈클라인 청바지는 젊은 층의 대표적인 지위 상징이었다. 1980년 가격은 42달러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64달러다. 현재 캘빈클라인 청바지 가격은 100달러 안팎으로,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오히려 당시보다 저렴해진 셈이다.

다만 1980년대 부유층의 명품 소비 방식은 현재와 차이가 있었다. 드라마 의상 디자이너 조슈아 마시는 당시 부유층 청소년들이 브랜드 로고를 과시하기보다 옷의 품질과 디자인 자체를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도 입생로랑(YSL)과 지방시, 랄프 로렌, 웅가로 등의 빈티지 제품을 사용했지만 브랜드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DVF)의 랩 드레스도 당시 상류층 패션을 보여주는 사례다. 빈티지 패션 길드에 따르면 아크릴 소재 DVF 랩 드레스는 1975년 약 84달러로, 현재 가치로는 약 502달러다. 1979년 실크 셔츠 드레스는 130달러에 팔렸다. 현재 DVF 드레스 가운데 일부 제품 가격은 948달러에 이른다.

향수도 고가 소비재였다. 당시 LA 로데오 드라이브의 부유층과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던 매장 ‘조르지오 베벌리힐스’가 1981년 내놓은 대표 향수는 1온스짜리가 135달러였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500달러다. WSJ에 따르면 현재는 같은 브랜드의 3온스짜리 향수를 온라인에서 약 23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교육비 부담도 컸다. 엘리스가 실제 다녔고 소설의 배경이 된 버클리 스쿨은 현재도 LA에서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 가운데 하나다. 이 학교의 2026~2027학년도 6~12학년 학비는 연간 5만8788달러다. 패리스 힐튼과 니콜 리치, 킴 카다시안 등도 이 학교를 거쳤다.

당시 부유층 청소년의 경제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물건은 자동차였다. 제작진에 참여한 캣 스미스는 자신이 다녔던 LA 사립학교에서도 일부 학생이 매년 새 고급차를 타고 등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 학생이 해마다 다른 메르세데스-벤츠를 타고 나타났다고 전했다.

드라마에서 브렛이 모는 아버지의 검은색 메르세데스-벤츠 450 SL 컨버터블은 1979년 당시 약 2만8000달러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자료를 토대로 WSJ가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은 약 12만4000달러다. 현재 비슷한 차급인 SL 로드스터 역시 미국 시장에서 10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된다.

‘더 샤즈’가 그리는 1980년대 초 LA는 미국 전체가 경기침체를 겪던 시기와 겹친다. 그러나 당시 LA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부동산 산업이 성장하면서 일부 최상위 부유층이 경기침체의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제작진은 화려한 소비생활만 부각하지 않고 당시 LA가 지금보다 위험하고 거친 측면도 함께 담으려 했다. 스미스는 “당시에는 제약이 적었고 조금 더 위험하고 거친 환경이었다”며 “그 시대를 미화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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