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제고하기 위해 바이백(buyback·국채 재매입) 규모를 회당 20억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확대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재무부가 이달 초 장기물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일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나왔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전날 장중 5.33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재무부 발표 이후 10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져 5.18% 수준까지 내려왔다. 미 국채 금리 하락 여파로 달러 가치도 약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에는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일본 당국과 함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다. 이는 일본이 자체적으로 엔화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보유 미 국채를 매각해야 할 필요성을 줄여주는 조치로 해석됐다.
올해 초에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s)’도 활용했다. 당국이 은행들에 전화해 엔화 거래 호가를 문의하는 방식으로, 실제 개입에 앞서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이 조치는 전직 일본 당국자조차 놀라게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마크 소벨 전 미 재무부 관리는 “베선트는 분명한 행동주의자다. 그의 헤지펀드 경력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짚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그럼에도 베선트 장관이 자신이 금융시장 성과의 기준으로 직접 꼽아온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 이전 수준을 넘어선 뒤 잇따라 대응에 나섰다는 점은 장기금리에 대한 행정부의 우려가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베선트 장관의 행보는 미 재무부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국채 발행의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원칙과도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재무부는 투자자들이 국채 공급 계획을 예측할 수 있도록 발행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해왔고 베선트 장관 자신도 지난해 11월 이 원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금리 트레이딩·전략 책임자는 이날 바이백 확대에 대해 “원칙에는 어긋난다”면서 “메시지는 분명하다. 금리 상승을 멈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엔화 공동 개입과 장기채 바이백 확대 등으로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재정 여건이 달라지지 않는 한 재무부의 대응만으로 장기금리 상승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국가부채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다. 2026회계연도 종료를 두 달 앞둔 현재 재정적자는 1조8000억달러로 전년보다 5% 늘었다. 고령화로 사회복지, 의료비 등 지출이 늘고 있는 데다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국방비 역시 늘어날 전망이고 공화당은 추가 감세까지 검토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부채를 줄이고 보다 온건한 수준의 재정적자를 운영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수익률곡선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취리히보험의 가이 밀러 수석 전략가도 “재무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 이런 개입은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것도 일정 기간에 불과하다”며 “결국 방만한 재정정책 자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방식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