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 밖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최근 30년물 국채금리가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미 재무부는 바이백 확대 카드를 꺼냈다. 장기채를 다시 사들여 시장의 공급 부담과 유동성 문제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美 불장난하고 있다”…달러 약세 경고
외환시장에서는 장기금리를 정책적으로 억제하려 할수록 달러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를 미국이 일본처럼 자국 통화 가치 희석(debasement)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금까지 가장 명확한 신호”라며 미국 정부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 등 귀금속 가격도 오르면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부채 증가와 금리 억제로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달러 대신 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거래다.
스티븐 배로 스탠더드뱅크 주요국 통화전략 책임자는 바이백으로 국채금리를 억제할수록 달러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작 금리 상승의 근본 원인인 재정적자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하면서 장기금리와 달러 가치까지 동시에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日 양적완화와는 달라…잭슨홀 주목
다만 현재 미국 상황을 과거 일본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 당시 일본은행(BOJ)은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국채를 사들이고 금리를 억제했다. 이 과정에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반면 이번 미국의 바이백은 재무부의 국채 관리 정책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을 공급해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와는 다르다. 블룸버그 달러지수의 올해 하락폭도 약 1%에 그친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재정 문제와 연준으로 향하고 있다. 달러의 다음 분수령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이다.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 상승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거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으면 달러가 반등할 수 있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를 더 높여야 한다는 압력에 거리를 둘 경우 달러 가치 희석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니엘라 해손 캐피털닷컴 수석 시장분석가는 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 연준 대차대조표에 대한 워시 의장의 신호가 “국채와 달러, 금, 주식 전반에 의미 있는 가격 재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재정적자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리를 억제하려 할수록 그 압력이 달러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우려다. 재무부의 바이백이 채권시장을 넘어 달러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새로운 시험대로 떠올랐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