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는 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을 차단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어떤 형태의 생명줄”이라도 제공하는 국가에는 경제적 대가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대이란 조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CNBC에 “우리는 이 정권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지난달 다시 시행한 해상 봉쇄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원투 펀치’라고 표현했다.
◇이란 강경 대응 속 경제난도 인정
이란은 미국의 제재가 또다시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과거 미국의 제재와 ‘최대 압박’ 정책 등을 열거한 뒤 이번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도 경제적 압박에 대한 우려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미국과의 중재 협상에서 이란 측 핵심 협상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아무리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더라도 국민이 굶주리고 자금 순환과 경제성장, 국내 생산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거의 50년간 미국 등의 경제 제재를 받아왔다.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에너지 부족에 전쟁으로 훼손된 기반시설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란산 졸파가르(Zolfaghar) 미사일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전시돼 있다. (사진=AFP)
미국의 이번 압박에서 핵심 변수는 중국이다. 케플러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 물량 가운데 80% 이상을 구매한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에너지의 절반을 걸프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며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동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달 중순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재개한 이후 중국 구매자들에게 제시되는 이란산 원유 물량도 줄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은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제재와 압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미국이 중국까지 겨냥해 경제 압박을 강화할 경우 최근 완화된 미중 경제 갈등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압박 강화에도 호르무즈 긴장 여전
미국이 경제 제재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있다.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미국 내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최대 경제 압박에 나선다는 것은 “대규모 군사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며 최근 제재 위협 이후 유가가 오른 데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나 원유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반선은 7척에 불과했다. 전쟁 이전 하루 130척 이상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 교역 원유의 약 5분의 1이 이동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휴전을 발표했지만 모두 빠르게 무너졌다. 미국이 이번에는 군사력보다 경제 봉쇄를 앞세워 이란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이 원유 수송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압박을 다시 강화할 경우 국제유가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다시 커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레드록 카지노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린 감세 정책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