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화 2년 만에…독일, 유럽 최대 대마 시장 됐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후 02: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이 대마초를 부분 합법화한 지 2년 만에 유럽 최대 규모의 합법 대마 시장이 됐다.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는 범죄와 건강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를 다시 조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8월 9일 독일 베를린 TV타워 앞에서 대마 합법화를 지지하는 연례 행진 '한프파라데'가 열리고 있다. (사진=AFP)
지난해 8월 9일 독일 베를린 TV타워 앞에서 대마 합법화를 지지하는 연례 행진 '한프파라데'가 열리고 있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독일연방보건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합법 대마 수입이 2024년 이후 6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의료용 대마 수입량은 2024년 1분기 8143㎏에서 올해 1분기 5만 539㎏으로 뛰었다.

2024년은 당시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부가 관련 법을 통과시킨 해다. 성인이 대마를 소지하고 개인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됐고, 처방을 받은 사람에게는 합법 판매 범위가 넓어졌다.

함부르크대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유통된 대마는 200t이 넘는다. 이 가운데 2.6t이 국내에서 생산됐다. 시장 조사업체 프로히비션파트너스는 지난해 시장 규모를 9억 9700만달러(약 1조 3838억원)로 집계했다.

2년간의 평가 작업을 이끈 야코프 만타이 연구원은 “불법 시장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소비량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른 데서 나타났다. 함부르크대 연구진은 대마와 관련된 입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성분이 갈수록 독해진 품종이 늘어난 탓이다.

만타이 연구원은 환각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농도를 제품에 분명히 표시하고, 치료하려는 질환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은 근육을 이완시킬 뿐 환각 작용이 없다. 그는 생산자들이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어 근거가 전혀 없는 제품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분 합법화에도 대마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처방전 없이 대마를 구한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 따르면 아는 사람을 통해 구하는 이른바 ‘사회적 공급’이 35.2%로 가장 많았다. 처방전 없이 대마를 파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그다음은 직접 재배로 21%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자매 정당인 바이에른 기독사회당(CSU)에서는 대마 산업이 사회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SU 소속인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은 대마법을 “형편없는 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예방과 단속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카린 프린 CDU 소속 가족부 장관도 대마가 더 강한 마약으로 넘어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한 중독 예방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부는 의료용 대마가 오락용으로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 초안을 제출했다. 다만 사회민주당(SPD)이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은 가을에 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대마 관련 범죄는 3분의 2가량 줄었고 소비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다른 마약 소비는 급증했다. 하수에서 검출되는 코카인과 크랙 흔적은 2년 사이 거의 두 배가 됐다.

그러나 강성 마약 사용 증가는 대마 부분 합법화 이전에 시작됐다. 안나 빈틀러 독일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이 때문에 대마 합법화가 “코카인이나 크랙, 메스암페타민 증가와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빈틀러 이코노미스트는 “건강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마 소비를 줄이는 것이 정치적 바람이라면, 새로운 금지나 개혁 철회가 가장 효과적인 지렛대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교육과 예방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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