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독주에 아마존 도전장…‘운전대 없는 택시’ 도로 나왔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4일, 오후 07:33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아마존이 운전대와 페달조차 없는 전용 차량을 앞세워 로보택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회사 죽스(Zoox)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료 운행을 시작하고 샌프란시스코 도로에도 차량을 투입했다. 알파벳의 웨이모가 선점한 로보택시 시장에 테슬라에 이어 아마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 거리에서 Zoox의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사진=로이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 거리에서 Zoox의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사진=로이터)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죽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죽스 로보택시는 기존 승용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다. 처음부터 운전자를 두지 않는 것을 전제로 개발한 전기차다. 운전대와 페달은 물론 일반적인 대시보드도 없다. 앞뒤 어느 방향으로든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 4명의 승객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다.

아마존은 로보택시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억7600만달러였던 관련 시장 매출이 2030년 약 19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알파벳의 웨이모는 여러 도시에서 약 4000대의 차량을 운행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테슬라도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 양산에 들어갔다. 다만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죽스와 달리 해당 차량으로 일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같은 수준의 규제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다.

죽스는 지난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앞으로 2년 동안 최대 5000대의 차량으로 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운행에는 제한이 붙었다. 폭우나 눈이 내리는 도로, 낙엽이 대량으로 쌓인 곳에서는 운행할 수 없다. 제한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을 넘는 도로에도 투입할 수 없다. 차량 내부나 죽스 앱에는 승객이 NHTSA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링크를 안내해야 한다.

현재 죽스가 보유한 차량은 약 100대다.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으며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만대의 로보택시를 생산할 수 있다. 죽스 측은 이용요금이 다른 차량호출 서비스의 ‘컴포트’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죽스가 택한 전략은 웨이모와도 다르다. 웨이모는 과거 운전대가 없는 전용 로보택시 시제품을 개발했지만 2017년 해당 설계를 폐기했다. 이후 기존 완성차에 센서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죽스는 반대로 차량 자체를 처음부터 설계했다. 아이샤 에번스 죽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차량을 제작하기 때문에 승객 반응을 반영해 설계를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 차량 전략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자동차 생산과 안전시험까지 직접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전문가인 알렉스 로이 뉴인더스트리벤처캐피털 파트너는 전용 차량 제작을 로보택시 상용화에서 가장 어려운 방식으로 평가했다. 그는 “차량에 관한 이 결정이 궁극적인 위험 요인”이라며 사업이 성립하려면 여러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죽스도 규제 문턱을 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회사는 2022년 자사 차량이 NHTSA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자체 인증했지만 NHTSA가 이의를 제기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 같은 수동 조작장치가 없다는 문제뿐 아니라 유리와 측면 반사장치 등 일부 장비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NHTSA는 지난해 죽스에 안전기준 일부를 면제하고 무료 시범운행을 허가했다. 이후 죽스 로보택시는 공공도로에서 운전자 없이 300만마일(약 483만㎞) 이상을 주행했으며 약 100만명의 승객을 태웠다.

NHTSA는 사람이 운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존 안전기준도 손질하고 있다. 수동 브레이크 페달과 변속장치, 앞유리 와이퍼·성에 제거장치 등 사람 운전자를 전제로 한 의무 규정을 정비하면서 필요한 안전성 기준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의 성능 기준도 별도로 개발하고 있다.

죽스는 서비스 지역을 추가로 넓힐 계획이다.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차량을 시험하고 있으며 조만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2020년 죽스를 12억달러에 인수했다. 2014년 설립된 죽스는 처음부터 로보택시 전용 차량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번 유료 운행을 계기로 아마존은 웨이모와 테슬라가 경쟁하는 자율주행 이동서비스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성 검증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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