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 파고든 극우정치…'자국민 우선' 반이민 통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4일, 오후 06:5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극우 성향의 여성 지도자들이 부상하는 배경에는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앞세워 반이민·배외주의를 정당화 시키는 ‘페모내셔널리즘’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최근 국제정치에서 여성이 이끄는 극우·보수 정당이 약진하는 현상을 ‘극우의 여성화’라는 관점에서 조명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난해 일본에서 자민당 내에서 가장 우파적인 인물로 평가받은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취임했으며 유럽에서도 여성이 지도자인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탈리아형제들’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을 사실상 이끄는 마린 르펜 하원의원,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앨리스 바이델 공동대표 모두 여성이다. 보수적인 성 역할을 중시하는 극우 정당이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대형 출판사 슈에이샤의 칼럼니스트이자 서평가로 활동하는 모리노 사키는 이를 사회학자 사라 파리스가 2012년 제시한 개념인 ‘페모내셜리즘’으로 설명했다. 모리노는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이민자 배척과 배외적 민족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국 내 남녀 임금격차나 직장 내 성희롱 같은 문제에는 눈을 감지만 이슬람 사회는 여성차별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슬람 문화와 이민자 남성을 위협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식이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의석을 크게 늘린 참정당은 여성 후보를 적극적으로 공천했으나 “나이 든 여성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발언을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당시 여성 총리의 탄생을 성취처럼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정작 다카이치 총리는 결혼 후에도 각자의 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에 반대하고 있다. 모리노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보지 않고 단지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극우 정당에 대한 여성들의 지지는 확대하고 있다. 과거 극우 정당의 지지층은 주로 남성이었으나 국민연합은 지난 2011년 르펜이 대표에 오른 이후 여성 지지자가 늘어나 현재 지지율에서 남녀 간 차이가 거의 없다. 육아와 교육, 의료, 돌봄 등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공공자원을 자국민에게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극우 정당의 주장이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 공공 서비스가 악화한 원인은 따로 있음에도 이민자와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경쟁처럼 인식하도록 만들었다고 모리노는 지적했다. 모리노는 “애초 민족주의에 여성은 필수적이다”며 “여성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국민의 재생산’ 역할뿐 아니라 언어와 역사, 민족성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문화적 재생산’ 역할까지 담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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