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미국은 페르시아만의 이란 주요 항구를 봉쇄하고 원유 수출을 차단하는 한편, 몇 남지 않은 교역 상대국까지 압박하고 있다. 원유는 이란이 외화를 벌어들이는 핵심 통로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자국 원유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주요 교역국인 아랍에미리트(UAE)도 지난주 이란과의 모든 금융거래를 별도 통보 때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최대 경제지 두냐예에크테사드는 외환 송금이 막히고 수출이 줄어드는 와중에 수입 수요가 늘고 물가 상승 기대까지 커진 것이 리알화 급락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새벽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우리 목표는 테헤란이 홀로 남을 때까지 폭정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판 디데이’가 동틀 무렵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늦게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공조 경제 고립”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압박은 이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로 가는 이란산 원유 선적이 거의 끊기면서 가격이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그동안 국제 기준유가보다 싸게 팔리던 이란산 원유에 최근 배럴당 4달러(약 5520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고 협상에 관여한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미국의 봉쇄로 기름을 실은 이란 유조선은 페르시아만 안에 갇히고, 빈 배들은 밖에서 발이 묶였다. 데이터 분석업체 크플러에 따르면 중국과 아시아 구매자들이 물량을 쌓아두는 말레이시아 반도 동쪽 해역에 남은 이란산 원유는 4000만배럴에 그친다. 이 가운데 아직 팔리지 않은 물량은 400만배럴로 추정된다. 초대형 유조선 두 척분에 불과하다.
엠마 리 보텍사 중국시장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란산 원유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전 임기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소형 정유사들이 지난 7월처럼 통상적인 유종으로 갈아타거나 아예 가동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다음 표적은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던 중국 소형 민영 정유업체와 이들에 돈을 대는 은행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올해 초 중국 최대 민영 정유사 중 하나인 헝리석유화학 다롄 정유를 제재했고, 중국은 자국 기업에 이를 따르지 말라고 지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아직 중국 대형 은행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 압박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6개월째로 접어드는 전쟁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 에텔라아트 기고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 같은 틀이 힘의 독점을 깨고 더 공정한 국제질서로 나아가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본다”며 중국과 가까운 나라들과의 교역을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