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 온타리오호, '아메리카호'로 이름 바꾸겠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전 08: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맞닿은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역협상 결렬 이후 양국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캐나다 온타리오호의 토론토 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이 CN타워와 토론토 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캐나다 온타리오호의 토론토 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이 CN타워와 토론토 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2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더는 온타리오와 큰 거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올린 게시물에는 ‘온타리오호’에 가위표를 치고 금색 글씨로 ‘아메리카호’라고 적은 지도 이미지를 성조기와 함께 담았다.

온타리오호는 미국 5대호 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호수로,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에 놓여 있다.

개명 언급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지도부를 향해 “줄을 서지” 않으면 “훨씬 더 나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나왔다. 그는 같은 날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를 겨냥해서는 “허풍만 요란하다”며 “고인이 된 형 롭 포드 전 토론토 시장보다 카리스마도, 지성도, 존재감도 떨어진다”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포드 주 총리를 거듭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늦게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 캐나다를 “특권의식에 젖었다”, “비상식적”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많은 나라를 상대해봤지만 캐나다는 단연 가장 다루기 어렵고 비상식적인 상대”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지만 (미국의) 주(州)도 아니며, 더는 그런 자격도 없을 것”이라고 썼다.

캐나다가 수십년간 미국을 “등쳐먹었다”(ripping off)고도 했다. 캐나다의 무역 관행 탓에 “훌륭한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며 걸프스트림 제트기에 대한 무역 장벽을 사례로 들었다. 다만 걸프스트림은 폐업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캐나다 현지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몬트리올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토니 바빈스키는 CNN방송에 “‘트럼프호’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며 “호수의 대부분은 캐나다에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통상장관은 개명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며 “연방정부는 몇 달 전 대통령이나 각료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캐나다 경제를 키우고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인 미국 정부와 건설적인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이날 늦게 다음달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새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와 같은 금액만큼 되갚겠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에 매기는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맞닿은 바다나 호수의 이름을 바꾸려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월 두 번째 임기 첫날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 정부 기관과 해안경비대는 새 이름을 쓰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공화당 주도로 하원에서 같은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백악관은 AP통신이 멕시코만이라는 기존 이름을 계속 쓰자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 취재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복했고, 연방법원은 이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백악관은 이날도 소셜미디어에 ‘아메리카호’와 ‘아메리카만’이라는 이름을 붙인 레고 미국 지도 사진을 올리며 압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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