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들어 전 세계의 미국에 대한 인식도 부정 추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반면,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부정적이었던 중국과 시진핑 국가주선에 대한 국제 여론은 개선되는 추세여서 대조를 이룬다.
2026년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평가. (자료=퓨리서치센터)
미국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55%가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응답해 전년(39%)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매우 비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해 9%에서 올해 18%로 2배 올랐다. 한국인 과반이 미국에 대해 비호감을 나타낸 건 2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 대해 호감을 지닌 한국인는 4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 역시 지난해 61%에서 1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1기의 2년 차였던 2018년(80%)과 비교하면 35%포인트나 폭락한 수준이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 인식에선 한국인의 57%가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83%와 비교하면 큰 격차다.
또한 미국이 국제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 등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한국인들은 21%만이 ‘대단히’ 또는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답했다. 2023년 조사에서 보였던 38%와 비교하면 대폭 하락한 수치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응답 역시 2023년 74%에서 올해 47%로 떨어졌다.
더불어 한국인의 대다수(85%)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운용에 반대했고, 이 중 63%는 ‘강력히 반대’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올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제안된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의 이란 정책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의 47%가 ‘강력힌 반대’한다고 답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며 미국의 대이란 군사 충돌에 대한 한국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들이 쌓이면서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한국인들에게 미국은 ‘가장 중요한 동맹’이다. 비중은 지난해 89%에서 올해 8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이다.
◇전 세계서 등돌리는 美…中은 코로나 이후 반전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가는 한국만이 아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오랜 경제·안보 동맹국들 사이에서 비슷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2022년 83%에서 올해 35%로 급격히 떨어졌다. 또한 미국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고 답한 비율도 조사 대상 36개국 중 35%에 그쳤다.
이같은 미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부정적 평가는 올해 2월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도 한몫을 했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목했다. 실제 조사 대상 36개국 중 케냐를 제외하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과반 이상의 지지를 한 국가는 없었고, 영국(27%), 인도(18%), 캐나다(17%), 일본(15%), 한국(14%), 멕시코(11%), 독일(8%) 등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에서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는 동안 중국은 오히려 여론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7개국 국가 중 51%가 중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물론 호주, 일본, 한국 등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고, 아프리카 및 남미 등에선 긍정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호감도 추이가 상승 반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단 평가다. 유럽에선 이탈리아의 대중 호감도가 5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31% 대비 20%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스페인에서도 17%포인트 상승한 54%를 기록했다. 이같은 중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뢰도 추이와도 연결돼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대 초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했던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반등하고 있다”며 “약 20여개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한 신뢰도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