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브라함 협정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이 관계를 정상화한 협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이 2020~2021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에 합의한 지 며칠 뒤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협정 발효 조건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협정을 추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사우디와 민간 원자력 협정을 추진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연계하려 했다. 외교가에서는 2023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기에 앞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향한 되돌릴 수 없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원자력 협정의 기간은 30년이다. 사우디에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사업 규모는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팅하우스는 캐나다의 카메코와 브룩필드 자산운용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협정은 의회 지도부에 전달됐으며 26일 관련 상임위원회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의회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의회는 90회기일 동안 협정을 심사한다. 이 기간 의회가 반대하지 않으면 협정은 발효 절차를 밟게 된다. 의회가 협정을 거부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뒤집으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협정의 핵 비확산 장치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과 핵 비확산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두 기술은 모두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다.
UAE는 2009년 미국과 민간 원자력 협정을 맺으면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기했다. 핵 비확산 분야에서는 이를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로 부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우디 협정에도 미국 법이 요구하는 핵 비확산 조치가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헨리 소콜스키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의회에 넘기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나 우라늄 농축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도 의회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소콜스키 소장은 “우라늄 농축 금지와 이스라엘 인정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현재 방식은 결코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