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칩 밀반출?…美, 물류기업 에이펙스 조사 착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2:2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미국 정부가 싱가포르 소재 물류기업 에이펙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밀반출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에이펙스의 AI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서버기업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AI 시스템을 중국으로 빼갔는지가 관건이다.

엔비디아의 반도체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행시키는데 있어 업계 표준으로 쓰인다. 슈퍼마이크로와 같은 기업들은 이를 서버로 조립해 데이터센터에 설치한다.

미 정부는 첨단 AI 반도체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악용될 수 있단 우려에 따라 2022년 해당 등급 하드웨어의 대(對)중 판매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가 중국 기업들의 첨단 부품 확보 움직임을 원천봉쇄하진 못했다. 미 정부는 규제 도입 후 암시장을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이펙스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정부 역시 타국의 수출 통제를 회피하기 위해 자국을 이용하는 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자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한 물류업체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단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펙스는 자료를 내고 “2024년 처리한 소수의 화물이 최종적으로 금지 지역으로 반송됐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미국 정부가 우려와 관심을 표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미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관련 법규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가 에이펙스를 통해 중국으로 우회 반출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엔비디아 반도체 수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해당 수량은 국가 안보적 위협의 규모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서버 100대는 데이터 센터의 한구석을 채우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천대 규모라면 AI 경쟁의 핵심 분야에서 중국의 역량을 의미 있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둔 슈퍼마이크로는 에이펙스와 직접적인 거래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에이펙스가 서버 제조사가 아닌 서버를 구매한 고객사를 대행해 운송을 처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블룸버그통신에 “검증된 파트너들에게만 제품을 판매하고, 이들은 모든 판매가 미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도록 당사와 협력하고 있다”며 “자체 사전 조사를 통해 미 수출 통제 회피 시도를 적발해 냈고, 이것이 연방 검찰의 기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밀반출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다. 그는 지난해 5월 “AI 반도체가 유출되고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은 무게가 2톤에 달해 주머니나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이 의심하는 엔비디아 AI 반도체 기반 서버의 밀반출 경로는 대만에서 미국, 홍콩을 거쳐 중국 본토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해당 경로 중 미국에서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구간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BIS가 현재 총 47건의 에이펙스 화물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각 화물에 몇대의 엔비디아 시스템이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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