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못 막던 SNS, 메타가 25조원 내고 막는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4:0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에서 10대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방식이 기존 대비 크게 제한될 예정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 위험과 관련한 소송에서 주정부들과 합의하면서다. 이번 합의는 유튜브와 틱톡 등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상대로 제기된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청소년을 소셜미디어 중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미국 47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대 171억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제품을 대폭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메타는 같은 날 텍사스주와도 비슷한 혐의와 관련해 약 1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메타가 각 주정부와 맺은 합의금 총액은 180억달러(약 24조 8490억원)를 넘어섰다.

주정부들은 메타가 아동·청소년을 소셜미디어 중독 위험에 빠뜨렸으며 이는 연방 아동 개인정보보호법 및 각 주의 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사진=AFP)
(사진=AFP)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 10대 청소년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 방식은 크게 바뀔 예정이다. 10대 계정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다. 사용 시간은 두 서비스를 합쳐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된다. 또 수업시간과 야간에는 알림이 자동으로 중지된다. 아울러 개인화되지 않은 피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사회적 비교를 자극할 수 있는 ‘좋아요’ 반응 보기나 사진 필터는 차단했다.

이번 합의에는 메타 플랫폼 이용이 허용되지 않는 13세 미만 이용자와 10대 계정을 사용할 수 있는 18세 미만 이용자를 식별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포함됐다.

버클리 법·기술센터 생명과학법·정책센터의 빈센트 조랄레몬 소장은 이번 변화에 대해 “혁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미성년자가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식에는 훨씬 더 많은 제한이 생길 것”이라며, 변화의 물꼬를 텃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합의로 다른 경쟁 플랫폼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틱톡, 유튜브, 스냅챗 등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이 제기돼 있다.

메타는 다른 기업들도 합의에 참여하도록 합의 조건을 설정했다. 메타는 먼저 약 120억달러를 지급하고 스냅, 틱톡, 유튜브도 주 정부와 합의하고 금전적 제재와 제품 변경에 동의할 경우 추가로 5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쟁사들이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이용자를 빼앗기는 상황을 막고, 업계 전체에 동일한 청소년 보호 기준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브라이언 슈왈브 워싱턴DC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메타는 주 정부들과 합의한 첫 번째 소셜미디어 기업일 뿐이며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도 “다른 기업들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호주가 지난해 가장 먼저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덴마크·스페인·오스트리아·튀르키예·영국·프랑스·브라질·아랍에미리트 등이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다만 연령 제한을 도입한 국가에서도 청소년의 우회 이용과 규제 집행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점도 과제로 남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