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되살린 AI낙관론에 뉴욕증시 상승…워시 입에 쏠린눈[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8일, 오전 09:2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엔비디아의 강한 장기 성장 전망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9% 가까이 올랐고 브로드컴, 인텔, SK하이닉스 ADR 등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AI 수요에 힘입어 강한 실적을 발표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세일즈포스가 각각 20%씩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7% 오른 2만 6541.3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2% 올라 7730.99에 마무리됐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상승하며 5만 3569.44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장을 이끈 건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8.74% 급등한 227.98달러에 마감했다. 회사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028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의 내년도 엔비디아 매출 전망은 52% 증가였고, 시장 컨센서스는 40% 수준이었다”며 엔비디아가 발표한 70%의 성장 전망을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AI 산업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의 강한 매출 전망은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온 기술주 랠리가 아직 더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AI 인프라 및 기술 종목들도 엔비디아발 훈풍에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브로드컴은 4.49% 상승했고, 인텔은 4.36%, SK하이닉스 ADR은 2.27% 상승했다. 미국의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상승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약 2.33% 올랐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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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종목들, 사스포칼립스 우려 벗고 날아

AI 수요에 힘입어 강한 실적을 발표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세일즈포스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세일즈포스는 22% 이상 올랐다. 회사는 전날 강한 실적과 전망을 발표하며 AI 스타트업 앤스로픽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AI 시대에도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력이 있다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였다.

사이버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50% 상승했다. AI와 관련된 보안 위험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회사는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옥타와 어도비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상승세에 올라탔다. 두 종목은 각각 약 28.63%, 5.73% 상승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레는 “AI 투자 지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간헐적으로 기술주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토로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랄레 아코너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붐의 수요가 고갈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다만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드는 비용과 자본집약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강력한 가이던스가 파티를 다시 시작했지만, 시장의 모든 업종이 초대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무역 등 여러 요인이 다른 업종에서 나타나는 약세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의 역풍이 계속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관심은 거시경제로…워시 연준 의장 입에 쏠린눈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끝나면서 이제 관심은 오는 28일 예정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첫 잭슨홀 회의 연설로 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 재무부의 국채 수익률 억제 노력에 대해 어떤 통화정책 기조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나티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의 발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는 경제의 공급 측면에 대한 집중이며, 그가 계속해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워시 의장이 선제적 정책 지침을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만큼 명확한 정책 신호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연준의 5개 태스크포스가 진행 중인 초기 조사 결과를 미리 공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 태스크포스는 정책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경제지표,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정책 체계 등을 다룬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뢰크는 “워시 의장이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매파적 색채가 가미된 경제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통화정책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연준 인사들은 이날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물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차 주장하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연준이 여전히 목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5년 넘게 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여건을 살펴보고 시장 참가자들과 이야기해 보면 현재 정책이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통해 물가 상승률이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난다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완고하고 끈적하다”며 “우리는 이를 돌파할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8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 3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전체 실업수당 수급자 수도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 노동시장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호르무즈 협상 교착에 유가 상승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2.1% 오른 배럴당 89.70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58% 오른 배럴당 83.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지만 7월 말 기록한 90달러 이상의 고점에서 하락하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UBS는 분석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오른 4.68%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0bp 오른 4.23%에서 움직이고 있다.

UBS의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글로벌 주식 부문 책임자인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하락으로 채권 매도세도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워시 의장이 장기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데 계속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한 높은 채권 수익률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 가량 오르며 다시 8만달러를 회복했다. 최근 7거래일 동안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2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7거래일 기준 최대 유입액이다.

최근 며칠 사이 비트코인과 금을 비롯한 대체자산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른바 ‘화폐가치 하락(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과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국 달러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체할 자산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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