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후지모리 정부, 취임 한 달 만에 수도권 비상사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29일, 오전 10:24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치안 강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우며 출범한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정부가 취임 한 달 만에 수도권에 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범죄와의 전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조직범죄와 총기 살인, 갈취가 이어지면서 새 정부의 치안 정책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루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와 인근 항구도시 카야오 전역에 6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이 치안 유지를 주도하고 군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강력 범죄에 대응할 방침이다. 비상사태 기간에는 이동·집회·주거의 자유 등 일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한다. 이번 조치는 후지모리 정부가 처음 꺼내 든 카드가 아니다. 리마와 카야오에서는 이전 정부에서도 범죄가 급증할 때마다 비상사태가 반복됐다. 지난해에도 조직범죄와 갈취, 폭력 시위 등이 겹치면서 수도권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군 병력이 경찰을 지원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로이터는 당시 후지모리가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강경 치안정책을 계승해 정보기관과 특수부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범죄와 갈취에 시달리는 수도권 주민의 불안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것도 배경이었다. 취임 이후에도 치안 상황은 녹록지 않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최근 보도에서 지난 2024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중교통을 겨냥한 공격이 214건 발생해 28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후지모리 정부가 4000명 이상의 경찰을 투입하고 군의 지원을 받는 ‘플랜 에스쿠도’를 가동했지만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페루에서는 살인과 갈취 등 조직범죄가 수년째 사회 불안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력 확대뿐 아니라 정보·수사 체계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 비상사태는 후지모리 정부의 치안 공약이 실제 범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전 정부가 반복해온 비상사태 선포와 군 투입만으로 범죄를 억제할 수 없다면 ‘질서 회복’을 내세워 집권한 후지모리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10일 페루 경찰 지역정보국(DIVREINT) 소속 경찰관들이 리마 외곽 산후안 데 루리간초 지역에서 범죄 조직 ‘로스 야네로스 델 카르텔’의 용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AFP)
지난 8월 10일 페루 경찰 지역정보국(DIVREINT) 소속 경찰관들이 리마 외곽 산후안 데 루리간초 지역에서 범죄 조직 ‘로스 야네로스 델 카르텔’의 용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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