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이후 금리 상승에 G7 이자 비용 22조 증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04:1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글로벌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7개국(G7)이 추가로 부담하게 된 국채 조달 비용이 16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주요국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졸파가르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졸파가르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G7의 국채 발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금리 상승으로 발생한 추가 조달 비용은 총 160억달러로 집계됐다. 현재 수준의 국채금리가 유지될 경우 내년 1분기 말까지 추가 비용은 340억달러(약 47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G7 국가가 발행한 대부분의 국채는 만기와 관계없이 전쟁 전인 지난 2월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가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차환하거나 신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할 때 지급해야 하는 이자도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증가폭 가장 컸다. 세계 최대 국채시장인 미국은 지금까지 약 106억달러(약 14조60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상승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 미국의 이자비용은 217억달러(약 30조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매입을 늘려 금리 상승을 억제하려 했지만 상승세는 이어졌다. 지난 28일 기준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73%까지 올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 일본도 물가 상승 기대와 차입 비용 증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각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도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전쟁 이후 국방비가 늘고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 고령화 대응 지출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점도 국채가 민간 투자와 자금을 놓고 경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설 경우 주식과 회사채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아지는 데다 기업의 차입 비용도 증가해 이익을 압박할 수 있다.

추가 이자비용은 G7의 전체 재정지출과 비교하면 아직 크지 않지만 이미 악화한 정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수록 재정적자를 줄이기 어려워지고 가계와 기업의 대출 비용까지 높아져 실물경제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확장적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미국 중간선거와 유럽 국가들의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주식 및 신용시장 모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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