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이 또… 이번엔 스위프트·캐리 노래 ‘무단 학습’ 피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06:17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출판계를 넘어 대중음악계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적인 음악 기업들이 수만 건의 음악 저작물을 무단으로 확보해 AI 학습에 활용했다며 소송에 나서면서 앤스로픽의 학습 데이터 수집 방식이 다시 법정의 심판대에 올랐다.

테일러 스위프트(사진=AP)
테일러 스위프트(사진=AP)
29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소니뮤직퍼블리싱과 워너채플뮤직을 비롯한 음악 퍼블리싱 기업들은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법원에 앤스로픽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앤스로픽 법인뿐 아니라 공동창업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와 벤저민 맨도 피고로 지목됐다.

원고 측이 문제 삼은 것은 AI가 저작물을 학습했다는 사실 자체만이 아니다. 앤스로픽이 불법 다운로드와 웹사이트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저작물을 확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 측은 앤스로픽이 토렌트를 이용해 불법 복제된 책 수백만권을 내려받았고, 이 가운데 상업 음악의 가사와 악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정식으로 가사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해 AI 모델 ‘클로드’의 학습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음악산업 전문매체 뮤직비즈니스월드와이드(MBW)에 따르면 소송에서 침해를 주장하는 음악 저작물은 수만 건에 달한다.

여기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히트곡도 포함됐다.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테일러 스위프트의 ‘페이퍼 링스’(Paper Rings) 등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저작권 관리 정보(CMI)를 제거하거나 변경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고 측은 앤스로픽이 확보한 저작물을 여러 차례 복제해 AI 학습에 투입하고, 클로드가 저작권이 있는 가사 등을 출력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음악 퍼블리싱 기업들은 앤스로픽의 행위를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지식재산권 도용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고의적인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저작물 한 건당 최대 15만 달러(약 2억 707만 원)의 법정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 관리 정보 삭제·변경에 대해서도 건당 최대 2만 5000달러(약 3451만 원)를 청구했다. 침해 범위가 수만 건에 이르는 만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전체 배상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돈만 요구한 것도 아니다. 원고 측은 앤스로픽이 보유한 침해 저작물의 복제본을 폐기하고, 클로드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의 내역을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이번 소송의 무게가 더욱 커지는 것은 앤스로픽이 이미 출판 저작물을 둘러싼 대규모 분쟁을 겪은 직후라는 점이다. 작가들이 제기한 ‘바츠 대 앤스로픽’(Bartz v. Anthropic) 소송에서는 해적판 사이트를 통한 도서 취득 문제가 불거졌고, 앤스로픽은 15억 달러(약 2조 707억 원) 규모의 합의에 나섰다. 이번 소송에서도 당시 드러난 대규모 불법 복제 도서 확보가 다시 문제로 제기됐다.

특히 이번 분쟁은 생성형 AI의 저작권 논쟁을 ‘학습이 공정이용인가’라는 문제에서 ‘학습할 데이터를 애초에 어떻게 손에 넣었는가’라는 문제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불법적인 경로로 확보했는지, 저작권 정보를 제거했는지, 학습 결과물이 원저작물을 그대로 재현하는지 등이 동시에 쟁점으로 떠올랐다.

출판물에 이어 음악 가사와 악보까지 대규모 소송의 대상이 되면서 AI 기업의 데이터 확보 관행에 대한 법적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음악계에서는 이미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그룹(UMPG)과 콩코드 등이 앤스로픽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니뮤직퍼블리싱과 워너채플뮤직까지 가세하면서 세계 3대 음악기업의 퍼블리싱 부문이 모두 앤스로픽과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됐다.

앤스로픽은 이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테크크런치에 “음악 출판사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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