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월 275만원"…한국인 혀 내두를 '이 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후 07: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주택 임대료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외식비와 의료비 등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주거비까지 상승하면서 미국인의 소비 여력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임대료 상승을 억눌렀던 아파트 공급이 둔화하면서 임대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30일(현지시간)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7월 미국 전체 주택 임대 호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해 월 2000달러(약 275만원)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로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아직 시장 전체가 집주인 우위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임대료 상승률은 전체 물가나 임금 상승률보다 낮고, 상당수 아파트가 신규 임차인에게 한두 달치 임대료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질로우의 미샤 피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아직은 세입자에게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균형추는 움직이고 있다. 2020년대 초 저금리와 원격근무 확산을 계기로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대거 공급했지만, 이후 금리가 상승하고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가 떨어지자 신규 건설을 줄였다. 지난달 다세대주택 건설 허가 건수는 2022년 7월보다 33% 감소했다. 공실률도 중요한 신호다. 미국 아파트 공실률은 7.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쏟아진 신규 물량을 시장이 흡수하면서 공급 여유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산호세·뉴욕 등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에서는 이미 임대료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높은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도 임대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약 6.7%에 달하고 주택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면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매매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임대시장에 더 오래 머물고 있다. 결국 ‘고금리→주택 구매력 약화→임대 수요 증가→건설 위축→임대료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대료가 다시 오르면 미국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에도 부담될 수 있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통상 미국의 임대료는 여름철 이사 성수기에 정점을 찍지만 신규 건설과 입주율 추세를 고려하면 내년 여름에는 올해보다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롭 워녹 수석 경제연구원은 “아직은 임차인에게 유리하지만 방향은 바뀌고 있다”며 “내년 여름 이사철에 나타날 임대료 상승폭은 올해보다 더 클 것이다”고 진단했다.

주택 임대를 알리는 간판.(사진=로이터)
주택 임대를 알리는 간판.(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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